신현확 前총리 장남 철식씨 부친의 육성 증언 엮어 책 출간
신현확 전 국무총리(1920∼2007)의 장남인 신철식 우호문화재단 이사장(63·전 국무조정실 정책조정차장)의 말이다.
신 이사장은 20일 부친의 생전 육성녹음 증언을 엮은 책 ‘신현확의 증언’(메디치)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아버지는 전두환 사령관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을 맡아주셔야 되겠다’는 말을 듣고는 ‘네가 뭔데 일국의 재상에게 대통령을 맡으라 마라 하느냐, 건방진 놈’이라고 호통을 쳤다”고 했다.
책에 따르면 신군부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국가 권력을 장악하려 시도한 것을 방조한 죄목으로 최 대통령을 체포하려 했다. 신 전 총리는 “헌법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을 누가 무슨 권한으로 체포한다는 말이냐”며 반대했다.
책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원안이 1공화국 당시 신현확 부흥부 장관 체제에서 이미 마련됐고 12·12부터 ‘서울의 봄’에 이르는 5개월 동안 ‘3김(金)’이 가장 견제했던 인물이 전두환이 아닌 신 전 총리였다는 내용도 실려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신 이사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고비마다 아버지에게 자문을 했다”며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 이후 민주화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때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에게 직선제 개헌을 골자로 한 ‘6·29선언’을 제안했으며, 1990년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과의 3당 합당을 조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989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아버지를 청와대로 불러 ‘(재벌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모은 게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며 “아버지는 돈을 돌려줘야 재벌들이 정권에 협조할 것이라고 조언했으며 일부 재벌 회장이 돈을 돌려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