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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유치 효자 역할 해 온 드라마세트장 또 철거 ‘논란’

입력 | 2017-09-21 11:42:00


2007년 인천시로부터 9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인천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 지은 칼잡이 오수정 드라마 세트장. 최근 안전을 이유로 철거 대상이 되면서 주민들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인천 중구가 안전을 이유로 관광객 유치에 효자 역할을 해 온 드라마 세트장을 철거하기로 결정해 제2의 영화 ‘실미도’ 세트장 철거가 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중구에 따르면 2007년 인천시로부터 9억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 지은 엄정화, 오지호 주연의 ‘칼잡이 오수정’ 드라마 세트장을 최근 철거하고 결정했다. 이 세트장은 권상우 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천국의 계단’ 함께 무의도 영상단지를 대표하는 상징 건축물로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구가 올 6월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E급 판정을 받은 오수정의 본동 세트장을 철거하기로 결정하면서 주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관광객들이 본동 건물에 들어가지도 않고 바깥에서 구경만 하는데 무슨 안전에 위험이 있냐는 것이다. 무의도 주민들은 “안전도 검사 결과 위험성이 있으면 보수와 보완이 가능 한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관광 중심도시를 내세우면서 한편으로는 무의도 관광 영상단지를 말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구 관계자는 “안전에 이상이 있는 만큼 철거예산이 확보되면 즉시 철거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구는 2003년 불법토지형질변경과 산림법, 건축법 위반 혐의를 들어 영화 실미도 세트장 철거하고 제작사를 고발하면서 빈축을 샀다. 

당시 안상수 인천시장(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는 관광 시설을 행정의 잣대로 철거해 인천시의 대외 이미지를 실수했다며 시 문화관광체육국장과 중구 부구청장 등 관련 공무원을 총무과 대기발령했다. 실미도는 무의도와 붙어 있는 섬으로 바닷물이 빠지면 관광객들이 실미도로 건너가지만 세트장은 이미 철거돼 아쉬움을 남기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