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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가성비 甲… ‘생애 첫 차’ 고민 20대에 추천

입력 | 2017-09-22 03:00:00

시승기 / 기아자동차 SUV ‘스토닉’




스토닉은 젊은층으로부터 가성비 좋은 SUV로 손꼽히고 있다.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토닉은 현대자동차 코나와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 두 회사는 모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한 몸으로 여겨진다. 많은 사람이 두 회사가 왜 연달아 소형 SUV를 내놓았는지 의문을 갖는 건 당연하다. 비교와 갑론을박을 통해 어느 한쪽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두 차 모두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코나의 8월 판매량은 4230대로 종전 소형 SUV 최강자였던 쌍용자동차 티볼리(4187대)를 제쳤다. 스토닉은 1655대가 팔려 기아차가 월 판매 목표로 제시한 1500대를 넘어섰다. 코나와 스토닉의 동반 흥행에 힘입어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 SUV 시장에서 점유율 70.2%로 14개월 만에 점유율 70%를 넘어섰다.

두 차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건 핵심 경쟁력을 달리한 전략이 먹혀 들었기 때문이다. 코나는 기존 소형 SUV들이 갖지 못했던 힘과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스토닉의 무기는 가성비다. 18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가격은 젊은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온라인에서는 ‘가성비 갑’, ‘역대급 가성비’ 등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처음부터 가성비를 무기로 내걸었던 스토닉을 타면서 코나만큼의 주행 성능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코나와 스토닉의 시승이 2주 간격으로 이뤄진 탓에 자연스럽게 비교가 됐다.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경기 남양주시 한 카페를 왕복하는 150km 구간을 스토닉과 동행했다.

2주 전 강렬했던 코나의 힘을 기억해서인지 스토닉의 힘은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시속 120km에 이르자 차 자체의 소음이 거슬렸다. 엔진음과 풍절음 모두 약하지 않았다. 코나는 언제 가속했는지도 모르게 속도가 올라갔지만 스토닉은 아니었다. ‘나 지금 가속 중’이라고 끊임없이 운전자에게 상기시켰다. 1.6 디젤엔진을 달고 있는 스토닉의 최고출력은 110마력(ps), 최대토크는 30.6kg·m다. 1.6 가솔린 터보 GDi 엔진을 장착한 코나는 최고출력 177마력(ps), 최대토크는 27.0kg·m다. 최고출력의 차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코나 시승은 서울 여의도에서 경기 파주시를 오가는 자유로를 포함한 구간에서 이뤄졌다. 뛰어난 주행 성능을 체험하기 제격이었다.

스토닉의 시승 구간은 정체 구간이 많았다. 힘과 주행 성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니 도심 주행을 가정한 코스가 선택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레이크페달을 밟을 때 느낌이 치밀하거나 단단하지 않고 헐거운 점도 아쉬웠다.

1800만 원대라는 상징적인 가격대를 맞추기 위한 노력의 흔적은 내부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운전석 시트 위치 조절을 수동으로 해야 한다. 열선은 앞좌석만 들어가 있다. 코나와 비교해 강점은 디자인이다. 코나는 후면부의 램프가 큰 간격을 두고 분리돼 있다. 간격만큼이나 호불호도 갈릴 수 있다. 스토닉은 전체적으로 거슬리는 부분이 없는 매끈한 디자인을 뽐낸다. 여러 차급의 SUV를 보유한 기아차 디자인 역량이 발휘된 듯하다. 전방 충돌 경고, 차로 이탈 경고 등 중형차 못지않다고 내세우는 주행 보조 기술들은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스토닉이 겨냥하고 있는 ‘생애 첫 차를 고민하는 20대’ 운전자들에게 유용할 듯싶다.

코나와 스토닉 중에서 선택하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옵션 달린 스토닉보다는 옵션 없는 코나를 택할 것’이라고 답하겠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