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코하마 전기차 공유차량 체험 해보니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시청 인근에서 지난달 31일 카셰어링에 활용되는 소형 전기차가 주행하고 있다. 요코하마=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직원은 미리 발급받은 초이모비 이용 카드를 차 천장에 위치한 단말기에 접촉하자, 해당 기계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이제 이용이 가능하다는 신호다. 트위지 차량은 470kg 중량의 2인승 소형 차량으로 외관만 보면 장난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주행성능은 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이날 기자도 뒷좌석에 탑승한 채로 요코하마 시내 중심가와 메인 도로를 여느 차량처럼 누볐다. 최대 시속은 80km까지 가능해 시내 주행에선 전혀 어려움이 없다는 게 시청 직원 측 설명이다.
차량 전력은 시청에서 원격으로 관제 및 확인하고, 배터리 전력이 낮아질 경우 바로 충전소로 옮기기 때문에 대부분의 차량 전력도 50% 이상 충전을 유지한다. 차량이 갑자기 멈추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일본 요코하마시가 소형 전기차를 활용한 카셰어링 모델을 선보인 것은 2013년 10월부터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 공동의 대책을 모색하는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총회를 2014년에 유치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카셰어링 모델 도입이 탄력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공유모델이 필요하다는 시각에서였다.
초이모비 요코하마의 트위지를 체험하는 기자(왼쪽)와 요코하마 시청 직원.
요코하마는 인구도 많은 데다 항구도시로 일찍이 공업화와 산업화에 접어들면서 일본 내에서도 환경오염 문제를 비교적 빨리 겪은 도시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이슈도 실제 위기로 체감하고 있다. 또 닛산의 일본 내 공장이 위치한 곳으로 새로운 차량 기술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지역적 특성이 맞물리면서 친환경 전기차 공유 모델의 필요성에 일찍부터 눈을 떴다. 아시아에서 친환경 전기차 모델을 선도한다는 야심도 있었다.
요코하마시 온난화대책 총괄본부 미야모토 가오루 과장은 “차량만 놓고 보면 요코하마 지역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 52.7%는 개인용 차량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전기차 공유모델을 통해 개인 소유인 ‘자가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었다는 설명이다.
2015년까지 총 2년간 이뤄진 1차 실험 때 초이모비 요코하마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등록한 운전자만 1만3000명에 달할 정도로 호응은 뜨거웠다. 하루에 80회 정도 운행이 이뤄졌다. 이때 친환경 전기차를 관광이나 레저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고, 일상적인 장보기 용도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2015년 10월부터 현재까진 2차 실험 중으로 총 40대의 전기차 이용이 가능하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용이 가능한데, 이용요금은 기본 200엔에 15분 단위로 250엔이 추가된다. 하루 대여요금 상한선은 3000엔이다. 차량을 빌린 곳에서 다시 반납하는 왕복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박사는 “초이모비 요코하마는 정부와 지자체가 친환경 모델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방향성을 설정한 것으로, 지속가능한 교통은 여러 주체의 협력관계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요코하마=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