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국내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크게 줄어들었고, 앞으로는 더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중에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정책을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원 29주년을 기념한 ‘한국 노동체제의 진단과 과제’ 세미나를 열고 ‘노사관계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989년과 2007년, 2010년에 이어 네 번째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남녀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심층 대면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국내 노동조합의 영향력을 5점 만점에 평균 2.9점으로 평가했다. 노동조합 영향력이 3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7년에는 3.3점, 2010년에는 3.2점을 각각 기록했다. 노조의 영향력이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비율 역시 26.3%로 2010년(40%)보다 13.7%포인트가 감소했다. 국민들은 현재도 노조의 영향력이 크지 않고, 앞으로는 더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여전히 노조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5.5%로 2007년(85.6%)과 비슷했고, 정부의 노사관계 정책도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50.2%)이 절반을 넘었다.
한편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청년 고용 확대 및 보호’가 5점 만점에 4.4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최저임금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인상’ 정책은 3.6점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