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오른쪽)은 라이트로 뛰었던 문성민을 레프트로 변신시키기 위해 일시적 리베로 카드까지 꺼내는 등 애제자의 성공적 변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20일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이하 KOVO컵)’ 우리카드전을 끝낸 뒤 팀 주축 선수인 문성민(31), 신영석(31)과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다. 3전 3패로 예선 탈락한 결과보다 ‘또 다시 답을 찾아야한다’는 책무가 더 무거운 과제로 남겨졌다.
최 감독은 “주장과 고참으로서 자존감을 잃지 말자. 후배들 잘 이끌어 달라. 좌절하지 않는다면, 현대캐피탈의 힘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걱정보다는 도전을 해보자”라고 두 선수에게 당부했다.
주위의 불편한 시선을 각오하고 일시적 리베로 실험까지 감행했을 만큼, 현대캐피탈은 ‘레프트 문성민 실험’에 2017~2018시즌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아직 미완인 상태. 이제 10월 14일 V리그 개막전까지 시간은 불과 3주 정도가 남았다.
현대캐피탈 바로티-문성민(오른쪽). 사진제공|현대캐피탈
● 문성민-바로티의 공존 위한 최적 시스템 찾는다
최 감독 부임 이래 현대캐피탈은 V리그의 전초전격인 KOVO컵에서 매번 예선탈락 했다. 2016년 KOVO컵도 7팀 중 6등이었다. V리그에 맞춰 최상전력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지금은 고민의 결이 다르다. “지난해에는 외국인선수 톤을 고민했다. 최민호의 포지션 변경 등 연구할 것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문성민의 안정을 생각한다.” 즉, 단 한 가지의 거대한 문제에 가로막혀 있다.
레프트 문성민-라이트 바로티의 플랜A에서 선회할 의사는 아직 없다. 두 선수가 모두 코트에서 서면 수비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의 결함을 최소화하는 포메이션을 어떻게 짜느냐가 최 감독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최 감독은 “문성민의 볼 터치를 줄일 방법을 찾겠다”는 원칙론을 말했다. “문성민과 바로티가 100% 다른 선수가 될 것이라 기대하진 않는다. (두 선수의 조합으로 발생할) 플러스 요인을 강화하겠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현대캐피탈 문성민. 사진제공|현대캐피탈
● 문성민의 장래까지 배려한 레프트 전향
공격에 전념하는 라이트와 달리 레프트는 서브 리시브 부담이 발생한다. 할 일이 증가했고,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생기니 문성민은 고유의 리듬을 잃었다. 무기인 서브마저 실수가 잦았다. 문성민이 안 되는 이상, 현대캐피탈의 KOVO컵 전패는 필연이었다.
천안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