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나포훈련 지휘하는 백학선 서해5도 특별경비단장
고속단정에 탄 백학선 서해5도 특별경비단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해경전용부두 앞바다에서 해상특수기동대원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백학선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장(48·총경)은 요즘 매일 오전 해상특수기동대와 함께 바다에 나간다. 7, 8월 금어기(禁漁期)가 끝나고 1일 시작된 꽃게 조업기를 맞아 인천 중구 해경전용부두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 나포훈련을 지휘한다.
해상특수기동대원들은 서해5도 해역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에 접근해 선원들을 제압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백 단장은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중국 선원들을 상대로 진압장비를 효과 있게 사용하는 방법도 기동대원들과 연습한다. 그는 매주 교대 근무하는 경비함 승선요원에게는 나포작전의 중요성과 안전사고 예방을 당부한다. 21일 백 단장을 만나 서해5도 주변 중국 어선의 조업 상황을 들어봤다.
“지난해 9월 하루 평균 118척이었으나 올해 48척으로 줄었다. 지난해까지 상반기 꽃게 철(4∼6월)에는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이 잡히는 연평어장에 50여 척씩 선단을 이뤄 집중 몰려들었다. 지금은 1∼3척만 간간이 눈에 띌 뿐이다.”
―중국 어선이 왜 줄었나.
“공용화기를 사용하고 서해5도 해역을 전담하는 특별경비단이 창설된 효과도 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어선의 불법 조업 감시를 강화했다. 또 북한 6차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된 정세도 NLL 해상에서 중국 어선이 물러난 배경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도 한반도에 긴장감이 돌 때마다 출몰하는 중국 어선이 대거 줄었다. 하지만 조만간 성어기(盛漁期)에 접어들면 무허가 중국 어선이 떼를 지어 몰려올 것이 분명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별경비단 출범 6개월을 맞았다. 성과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불법 조업한 중국 어선 17척을 나포하고 200여 척을 퇴거시켰다. 특별경비단에 배치된 경비함 9척(대형 3척, 중형 6척)만으로 이런 실적을 올린 것은 놀라운 일이다. 경비단원들도 서해5도 어민들의 꽃게 어획량이 늘어나 만족하고 있다. 상반기 인천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배 많은 2318t이 잡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하반기 지난해보다 약 1.3배 많은 4500∼5500t이 잡힐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어선 때문에 우리 어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하겠다.”
“어선 10여 척을 하나로 묶어 저항하는 연환계(連環計)를 쓰다가 로프를 끊어버리고 각자 공해상으로 도주하는 중국 어선은 나중에 식별이 곤란하다. 많기도 하고 외형도 비슷비슷해서다. 이 때문에 잘 지워지지 않는 페인트탄을 써서 끝까지 추적하고 있다. 한국 해경에 폭력으로 저항하면 반드시 잡혀서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반기 단속의 주안점은 무엇인가.
“무허가 조업이나 금지구역 위반 행위는 물론이고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어족자원의 씨를 말리는 행위를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중국 어선이 정당한 명령에 불응하거나 나포할 때 흉기를 사용해 저항한다면 경비함에 장착된 공용화기로 제압할 것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