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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자율주행차, 출근길 경부고속도 주행 성공

입력 | 2017-09-22 03:00:00

만남의광장…신갈 26km 구간, 임시운행 허가 두달 만에 성과
고난도 구간 경로판단 기술 과제




SK텔레콤 연구원이 자율주행차 핸들에서 손을 뗀 채로 운전석에 앉아 경부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출근시간 차량 통제를 하지 않은 고속도로에서 시속 80km의 최고 속도로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올 7월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지 두 달 만이다. 이는 국내 통신사가 고속도로 테스트에 성공한 첫 사례로 꼽힌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80’을 개조해 만든 자율주행차는 21일 오전 7시 15분부터 33분 동안 서울 만남의광장부터 경기 수원 신갈 나들목까지 경부고속도로 26km 구간을 달렸다. 최고 속도는 국내에서 자율주행차량에 허용되는 시속 80km였고, 평균 속도는 시속 47km였다.

이 차량은 내장된 인공지능(AI)으로 앞차와 안전거리가 확보되면 속도를 높이고 차가 끼어들면 속도를 줄이는 등 주변 상황을 판단해 속도를 조절했다. 정체 구간에서는 차량 흐름에 맞춰 서행과 정지를 반복했고 합류 지점에서는 진입 차량에 길을 양보했다. 급커브 구간에서는 미리 감속하는 등 구간 특성에 맞게 달렸다. 이는 SK텔레콤이 같은 구간을 보름간 50여 차례 왕복 주행하면서 AI에 차선과 표지판 등을 학습시킨 덕분이다.

차량에 탑승한 직원들은 차로가 20개로 확대되는 서울요금소 등에서만 핸들을 잡았다. 앞으로 난이도 높은 구간에서 자율주행을 할 수 있게 ‘경로 판단’ 기술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번에 성공한 자율주행은 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으로 3단계(조건부 자율주행) 수준이다. 0, 1단계는 각각 비자동화, 자동화 보조 차량이고, 2단계는 운전자 감시 아래 주행, 3단계는 특정 상황에서 가능한 자율주행, 4단계는 완전 자율주행을 가리킨다. 벤츠,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업체들도 3단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마쳤다. 또 아우디는 이 기준의 양산차(아우디 A8)를 공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서울대, LG전자 등과 협력해 자율주행 통신 기술을 개발 중이다. 3차원(D) 초정밀지도, 5세대(G) 차량소통 기술(V2X) 등 자율주행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가입자가 1000만 명이 넘는 T맵에 쌓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교통량에 맞게 경로를 설정하고 주행을 많이 할수록 판단 능력을 높이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시내, 국도, 자동차전용도로 주행과 자동 주차 등 다음 단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