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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2세 지분 클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아

입력 | 2017-09-22 03:00:00

현대차 30조-SK 29조-삼성 21조…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감시 강화”




그룹 총수 2세가 많은 지분을 가진 계열사일수록 내부거래로 벌어들이는 매출액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 2세의 재산 불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경쟁당국은 지속적인 감시에 나설 방침을 내비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총수 2세가 지분을 100% 보유한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매출액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6%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이 오너 2세에게 손쉽게 부(富)를 몰아준다는 뜻이다.

지분 50% 이상(18.4%), 30% 이상(15.4%) 계열사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적지 않았다. 남동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이런 경향은 총수 일가의 부당한 사익편취행위가 의심되는 지점이어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수가 있는 기업 가운데 내부거래 금액이 가장 큰 곳은 현대자동차그룹(30조3000억 원)이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기아차에 각각 4조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그룹 내 수직화된 계열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SK(29조4000억 원), 삼성(21조1000억 원)도 내부거래 금액이 많았다. SK는 석유화학 에너지 분야에서 계열사 간 거래가 많았고, 삼성은 삼성물산이 계열사 공장 증설공사 등을 맡으며 일감을 받았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56.1%), 시설관리업(42.5%), 예술·스포츠 서비스업(41.3%)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이 업종들은 2세들이 내부거래로 부를 쌓는다는 의심을 자주 받아온 업종이다.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27개 대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246조5000억 원이었으며 이 중 내부거래 금액은 152조5000억 원(12.2%)이었다. 비상장사들의 전체 매출액은 356조1000억 원이었고, 이 중 내부거래 금액은 79조4000억 원(22.3%)이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