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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의 지혜]구매 결정엔 ‘좋아요’보다 친구의 영향 더 커

입력 | 2017-09-22 03:00:00


각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기획자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공간은 페이스북이다. 이들은 페이스북에서 고객들로부터 최대한 많이 ‘좋아요’를 받기 위해 기상천외한 캠페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좋아요’를 받은 횟수가 온라인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하는 지표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까.

2012년 어도비(Adobe)와 에델만(Edelman)이 온라인 광고 현황에 대해 조사하며 페이스북 ‘좋아요’의 실용성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설문 응답자의 과반수가 호감이 가는 브랜드와 관련된 온라인 콘텐츠에 ‘좋아요’를 눌렀고, 이 중 43%가 지인에게 해당 브랜드를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좋아요’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도를 반영한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기업 매출 측면에서 따져 보니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 중 29%가 브랜드에 대한 추가 정보를 알아보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이 가운데 2%에 불과했다.

최근 뉴욕대 연구진들도 ‘좋아요’의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이들은 페이스북 사용자 9000명과 그들과 연결된 페이스북 친구들을 대상으로 어떤 형태의 마케팅 활동이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와 구매를 높일 수 있는지 살폈다. 그 결과, 친구들이 해당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실제 제품을 쓰는 친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로 그 물건을 추천하는 행위도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

사실 마케팅의 궁극적 목표는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는 게 아니라 매출액을 늘리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페이스북 ‘좋아요’의 개수가 아니라 친한 친구가 소비자에게 “너도 사용해 봐” 하고 전달하는 메시지다. 이런 관점에서 기업들은 단순히 ‘좋아요’ 수를 늘리려 애쓰기보다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해시태그(#) 형태로 홍보하거나 긍정적인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의 생성을 장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