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이 20일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고마(高麗)신사를 처음 방문했다. 고구려 마지막 왕인 보장왕의 아들 약광과 유민 1799명이 망국의 한을 안고 1307년 전 이곳에 정착했고, 후손들은 약광을 기려 신사를 세웠다. 참배하면 출세한다는 속설도 있다. 참배 뒤 총리에 오른 정치인만 사이토 마코토를 비롯해 6명. ‘수사가 풀린다’는 얘기도 한때 퍼져 검사들도 이곳을 찾아 기도했다. 이곳 사람들은 고마나베를 즐긴다. 절인 배추에 된장 간장을 풀어 푹 끓인 고구려 음식이다.
▷간무(桓武)는 일본 50대 왕으로 49대 고닌왕과 백제인 고야신립 사이의 아들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속일본기(續日本紀)’를 근거로 두 차례 이를 공식 언급했다. 2001년 12월 23일 생일을 앞둔 기자회견과 2010년 일본 나라현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아지방정부 모임에서다. ‘간무천황 생모가 백제 무령왕 선조인 백제 도래인(渡來人) 자손’이라는 취지였다. 그래서 “깊은 연고를 느낀다”고 했다.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도, 고마신사를 찾은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최영훈 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