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짜리 여자 어린이를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1심 재판에서 주범 김모 양(17)에게 징역 20년, 범죄를 지시한 공범 박모 양(18)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신체 부위를 얻기 위한 것 외에는 목적이 없는 살인”이라며 “생명 경시의 극단을 보여줬다”고 법정 최고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으로 초등 2년생 어린이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잔혹한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 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숨진 피해자가 가장 불쌍하고 가엽다. 그 부모와 가족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고통으로 불면의 나날을 보낼 것이다. 인과응보로 무거운 형벌을 선고받은 두 피고인 부모나 가족들이라고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겠는가. 세 가정을 파탄 낸 이 사건의 심각성은 이웃집 고교생 언니가 태연히 범행했다는 데 있다. 가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경계하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가르쳐야 하는 ‘슬픈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7세 자퇴 여학생이 살인하고, 18세 공범은 사체유기를 도운 이유를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자식들의 정신상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살해범인 피고인 부모들은 무엇을 했는가. 14세 소녀들이 또래 친구를 피투성이로 만든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자취방에서 여중생을 7시간 무차별 폭행한 강릉 여고생 사건 등 10대 흉악범죄가 꼬리를 문다.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