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정면충돌… 김정은 사상 첫 개인 성명 김정은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성명 직접 읽으며 도발의지 밝혀 10월10일 전후 대형도발 가능성… 핵-ICBM 단추 동시에 누를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1일 자신의 집무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이를 다음 날인 22일 보도했다. 다만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의 육성 대신 리춘희 아나운서가 대독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 “불로 다스릴 것”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성명
김정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늙다리 미치광이’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 ‘겁먹은 개’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며 핵·미사일 도발을 예고했다.
이번 성명은 김정은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함을 내걸고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도발 의지를 밝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외교적 레토릭이 아니라 ‘국가의 존재를 부정하고 모욕한’ 미국 정상을 겨냥해 복수를 천명했기 때문.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김정은의 말이 허풍이 되지 않으려면 핵개발이든 미사일이든 기술의 완성도를 최고조로 높여야 한다는 북한의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 대기권 핵실험이냐, 미 본토 타격 입증이냐
하지만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의 재진입 기술(Re-entry)을 완성했을 가능성이 낮고, 대기권 핵실험이 초래할 엄청난 외교적 파장을 고려할 때 엄포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신각수 전 주일본 대사는 “북한이 대기 핵실험을 하다가 실패할 경우 기류에 의해 낙진과 방사능이 퍼질 수 있어서 굉장히 위험하고 중대한 사안이 될 수 있다”며 “일본 열도 상공을 지나가다 영토에 떨어진다면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