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사로잡는 압도적인 디자인을 지닌 렉서스 브랜드의 플래그쉽 고성능 쿠페인 LC500은 5.0L V8 자연흡기 엔진과 Direct Shift-10AT 변속기를 조합해 제로백 4.4초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발휘한다. LC500이 서킷을 역주하고 있다. 1. 렉서스 LC500 ‘시프트 레버’. 운전자의 시선과 자세 변화가 최소화되도록 조작감을 짧고 간결하게 개발한 시프트 레버.2. 렉서스 LC500 ‘스티어링휠’. 직경 365mm의 스티어링 휠, 감압 센서가 부착된 장갑을 끼고 스티어링 조타 시의 압력 분포를 해석해 최적의 그립감을 완성했다. 3. 렉서스 LC500 ‘스포츠 시트’. 쿠션의 홀딩력과 착좌 시 압력 분산을 강화한 알칸타라 소재의 스포츠 시트.사진제공|한국토요타
■ 렉서스 변신 상징하는 고성능 쿠페
LF-LC 콘셉트카를 더욱 멋지게 양산화
역동성·우아함…브레이브 디자인 적용
매년 서킷 행사 개최…색다른 즐거움 선사
‘가슴 뛰는 고성능.’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라면 결코 차가 지닌 본래의 성능을 모두 경험할 수 없는, 현재 렉서스가 추구하는 ‘운전의 재미’, ‘펀 드라이빙’(Fun Driving)의 진수를 보여주는 차다. 최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렸던 ‘2017 렉서스 익스피리언스 어메이징 데이’ 행사에서 LC500을 시승했다.
●브랜드 이미지 업그레이드 시켜준 서킷 행사
렉서스하면 많은 이들은 정숙성과 편안함을 떠올린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몇 년간 렉서스의 행보를 보면 여기에 ‘역동성’과 ‘펀 드라이빙’을 추가해야 한다. 렉서스는 뛰어난 하이브리드 세단을 만드는 것을 넘어 퍼포먼스까지 만족시키는 고성능 브랜드로 진화했다.
이번 LC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가솔린 모델 LC500과 하이브리드 버전 LC500h는 렉서스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래를 보여준다. 도저히 양산화 될 수 없을 것 같았던 콘셉트카 LF-LC를 이렇게 멋지게 구현한 것만으로도 렉서스에 대한 기존 평가는 달라져야 한다.
개발자들이 직접 진행하는 차량 특징 설명과 코스 브리핑부터 프로 드라이버 초빙 안전 교육, 짐카나, 서킷 주행,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에 어울리는 라이프스타일 체험까지. 렉서스의 서킷 행사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몇 단계 올려주기에 충분하다.
●온몸으로 느끼는 배기음, 5.0 V8 자연흡기 엔진의 짜릿함
이번 시승에서는 특히 가솔린 모델인 LC500에 집중했다. V8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모델의 배기음을 온몸으로 느끼며 서킷을 마음껏 달리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배기 사운드에 중독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LC500과 같은 8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차를 타보면 바로 알 수 있다. LC500의 배기음은 ‘천사의 포효’라는 수식어가 있다. 가속페달을 깊숙하게 밟는 절정의 순간, 한 번 더 터져나오는 강력한 중저음의 박력있는 사운드는 더 할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한다.
서킷 주행 능력도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용인 스피드웨이 직선구간서 가볍게 180km/h를 넘었는데, 더욱 놀란 것은 그 이후의 움직임이다. 직선이 끝나고 코너로 접어들 때의 브레이크 성능과 전체적인 운동 성능은 감탄 그 자체였다. 급가속 이후 코너를 빠져나가는 몸놀림은 프로 권투선수의 가벼운 스텝을 연상케 했다. 어떤 부자연스러운 느낌이나 쏠림, 제동력에 대한 걱정, 코너링에 대한 두려움 등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냥 차체와 하나가 되어 도로를 정복해나간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렉서스의 첨단 조향 장치인 다이나믹 핸들링(LDH) 시스템이 보이지 않게 운전자를 돕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주행상황에 따라 네 바퀴에 각각 알맞은 조향각을 배분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변속기는 렉서스 최초로 개발한 ‘Direct Shift-10AT’를 적용했다. 서킷에서 느낀 변속기의 특징은 펀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뛰어난 리듬감과 응답성이었다. 가속 또는 감속을 할 때 운전자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 한 발 앞서 대응해 보통의 운전실력을 가진 사람도 자신의 수준보다 훨씬 빠른 서킷 주행 능력을 가지게 된다.
LC500은 마치 운전자의 마음을 읽듯이 부드럽게 주행할 때는 연비 중심의 저회전 기어단을 선택하고, 역동적으로 주행하면 구동력과 응답성을 중시하는 고회전 기어단을 알아서 선택해 준다. 한 번 이 차를 몰고 서킷에 들어가면 피곤하다는 생각도 없이, 계속해서 도전하며 랩타임을 단축하고 싶어지는 이유다.
용인|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