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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급증과 여론몰이 우려… ‘김광석’이라는 도가니

입력 | 2017-09-25 06:57:00

다큐영화 ‘김광석’의 한 장면 사진제공|씨네포트


■다큐영화 ‘김광석’ 관객 급증

23일 관객수 3142명…누적 6만명 돌파
김광석법 청원 참여율도 덩달아 증가세
일각에선 ‘마녀사냥’ 우려…신중론 주장


가수 김광석의 죽음에 대한 타살의혹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을 찾는 관객이 급증하고 있다. 영화를 만든 이상호 감독이 최근 고인의 딸 서연 양이 10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을 추가 공개하면서 촉발된 의문과 궁금증이 영화로 집중되고 있어서다.

‘김광석’은 개봉 4주째 주말인 23일 45개 스크린에서 84회 상영해 3142명(영화진흥위원회)을 동원했다. 상영 2∼3주를 지나면서 일일 평균 300∼400명의 관객에 그쳤던 영화는 딸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20일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21일에는 전날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1218명의 관객을 모았다. 스크린 수가 전날과 비슷한 27개였다는 사실에서 관객의 집중적인 선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후 제작진이 서연 양의 타살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하는 등 계속 이슈를 만들면서 영화의 관객 수도 상승하고 있다. 24일까지 누적관객 수는 6만 명에 다다랐고,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동시에 ‘김광석법’ 제정을 위한 온라인 청원의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현재 서명에 참여한 누리꾼은 2만9628명. 10만 명 목표로 진행 중인 이번 청원은 변사사건에 대한 중대 단서가 발견될 경우 해당사건을 재수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움직임이다. 영화 ‘김광석’이 중점적으로 제기하는 김광석 타살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기 위한 방편으로 개봉과 동시에 제작진이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화 제작진이 타살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지목한 김광석의 아내이자 서연 양의 친모인 서모 씨는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기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는 해명이 골자다. 특히 25일에는 한 뉴스프로그램에도 직접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관련 이슈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발장이 이제 막 접수돼 서울광역수사대가 수사를 시작한 상태이고, 아직 그 진행과정에서 발견된 혐의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꺼낸다. 지나치게 한 쪽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마녀사냥’이라는 우려다. 더욱이 영화 제작진은 파급력이 빠른 SNS를 활용해 연일 이슈몰이를 진행하면서 관객은 물론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누리꾼에도 일방적인 시선을 주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누군가 SNS를 통해 제기한 의혹이 사실 확인이 이뤄지기도 전에 사실처럼 확산돼 혼란이 빚어진 사례가 몇 차례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현재 SNS에서는 사태를 정확하게 바라봐야한다는 의견이 오가고 있다. 영화 ‘소수의견’의 원작자인 손아람 소설가는 영화제작진이 만들어내는 이슈를 언급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죄 추정의 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