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10조 원씩을 투자해 낙후된 주거지와 옛 도심을 재생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말까지 시범 사업지역 70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도시재생 사업은 문재인 정부 최대 국책 사업이다. 5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할 경우의 후유증과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동아일보가 5회에 걸쳐 보도한 국내외 도시재생 성공 사례는 정책 방향 설정에 시사점을 준다. 한때 범죄의 온상이던 영국 런던 해크니 지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폐회식 행사를 할 정도로 관광명소가 됐다. 1982년 주민들이 결성한 해크니개발협동조합(HCD) 등 4곳의 사회적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한 도시재생 노력 덕이다. 인구가 빠져나가던 일본 도야마(富山)시도 2006년부터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를 앞섰다. 도심에 경전철을 설치하고 거주지를 조성해 ‘도심 공동화’를 막았기 때문이다. “도심에 예산이 집중된다”는 교외 주민들을 지자체가 100여 차례 만나 “인구가 흩어지면 도시 전체가 슬럼화된다”고 설득했다.
도시재생은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고 편의시설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지역 공동체를 되살리는 일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요자인 주민이 사업에 참여하고 추진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졸속 사업이 될 우려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주민뿐 아니라 지자체, 민간 사업자의 의견까지 청취하는 폭넓은 소통이 필요하다. 행정지시 몇 건으로 예산만 분배해 되는 사업이 아니다. “다음 세대에도 물려줄 도시재생을 설계해야 한다”는 모리 마사시 도야마 시장의 충고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