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필리핀 소녀 손잡은 형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인 세인트 메리 광장에 미국 대도시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가 22일 건립됐다. 미국 내 공공부지로는 8번째, 캘리포니아주에선 글렌데일의 ‘평화의 소녀상’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들어진 위안부 기림물이다. 기림비는 한국과 중국, 필리핀 소녀가 손을 잡고 둘러서 있고 위안부 문제를 처음 제기한 김학순 할머니가 이를 바라보는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기림비와 함께 설치된 동판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에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여성과 소녀 수십만 명이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당했다”는 역사적 사실과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글귀가 새겨졌다. 또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자행된 고통의 역사가 잊힐 것이라는 사실이 가장 두렵다”는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유언도 새겨져 있다.
22일 오후 2시 열린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0), 위안부 피해국 연합 민간단체인 ‘위안부정의연대’, 마이클 혼다 전 미 하원의원, 샌프란시스코시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가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