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4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기상청 연구원이 23일 발생한 북한 지진의 지진파 분석자료를 브리핑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지난 23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km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2.6과 3.2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가 “추가적인 핵실험을 하게 되면 백두산 마그마방의 압력이 추가되기 때문에 (백두산) 분화를 이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백두산은 매우 강력한 활화산인데 현재 마그마방이 어떤 상태인지 아직까지 모르는 것이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기상청은 23일 북한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지진과 관련 P파에 비해 S파가 더 우세한 점, 음파가 감지되지 않은 점을 들어 자연지진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 세 가지 모두 핵실험에 의해 유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핵실험, 혹은 인공발파가 아닌 다른 요인이라는 뜻에서 자연지진이라고 말한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지구적 응력배출’에 대해 “(23일 지진이 발생한 곳은) 예전부터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던 곳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많은 힘들이 쌓여 있던 곳”이라며 “그런데 6차 핵실험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곳곳에 크랙이라고 하는 금이 많이 생겼고, 이 크랙을 통해 그동안 쌓였던 힘들이 배출되게 되는데 마치 이 현상이 일반적인 자연지진과 굉장히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규모 5.7의 강진이 발생한지 20일 만에 또 다시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 제기된 백두산 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6차 핵실험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지진이 발생하지도 않았던 (풍계리 일대) 지역에 연쇄적으로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며 “백두산은 핵실험장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으므로 강한 지진파가 백두산 하부에 있는 마그마방도 똑같이 자극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지진 발생 지역이자, 북한의 핵실험장이 위치한 풍계리는 백두산과 115~130km 떨어져 있다.
이어 홍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발생한 강력한 지진을 언급하며, 지진파가 통과하는 과정에서 마그마방 내에 있는 입자를 흔들어 진동을 유발하게 되면 마그마방 내 압력이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형성된 기포가 화산의 분화를 촉진한다며 “지금은 백두산이 분화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 압력이 (마그마방) 안에 내재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또한 홍 교수는 과거 분화 기록을 근거로 백두산을 활화산으로 정의하며 “(백두산은) 약 1000년 전 (분화 당시) 동해를 건너 훗카이도 지역에 화산재로만 5cm에 이르는 층을 만들만큼 강력한 화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작년에 발표한 연구논문 결과에 따라 큰 핵실험을 하게 되면 충분히 마그마방 내 압력을 증가시켜 백두산의 분화를 촉발할 수 있다면서도 “단지 마그마방이 잘 발달돼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마그마방 내 마그마가 없거나 거의 없는 상태라면 아무리 압력이 가해지거나, 아무리 강한 핵실험이 있다 하더라도 화산 분화로는 연결될 수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재 백두산 내 마그마방의 마그마 발달 정도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끝으로 그는 “방사능 물질은 공기를 타고 전파되기 때문에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여러 곳으로 확산하게 된다”며 “(중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까지도 (방사능) 영향권에 있을 수 있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국가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