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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트선 외인 취급…특별 귀화는 국대 꼼수?

입력 | 2017-09-26 05:45:00

삼성 라틀리프. 사진제공|KBL


라틀리프 귀화를 둘러싼 논란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귀화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15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심의위원회는 라틀리프의 특별귀화 심의를 승인했다. 법무부 국적심사위원회의 최종 심사만 통과한다면 라틀리프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농구팬들은 라틀리프의 귀화 소식을 반기고 있다. 라틀리프 귀화는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골밑을 확실하게 보강해줄 수 있는 카드다. 라틀리프는 12∼13시즌 KBL에 데뷔한 이래 5년간 평균 17.8득점, 9.9리바운드를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커리어 하이인 23.6득점, 13.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KBL 최고의 선수임을 보여줬다. 선수 본인의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도 강하기에, 라틀리프의 가세는 농구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라틀리프의 귀화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첫 번째로 KBL 선수 등록에 관한 문제가 있다. 라틀리프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면, 그를 국내선수와 외국인 선수 중 어느 쪽으로 분류할 것인지에 관한 논쟁이 발생한다. 언론에 공개된 조건에 의하면 라틀리프는 귀화 후 7년간은 외국인 선수로 분류될 예정이다. KBL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이는 현실적 조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귀화한 라틀리프를 외국인 선수로 출전시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엄연히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한국인이 된 선수를 외국인 선수로 대우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두 번째로 연봉. 라틀리프는 지금까지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동일하게 시즌 중에만 월봉을 수령해왔다. 그러나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후에는 국내선수들과 동일하게 비시즌에도 모두 월봉을 지급받게 될 예정이다. 농구협회와 KBL에서 비시즌 급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급여를 지급하는 삼성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의 진정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 라틀리프는 일반귀화가 아닌 특별귀화를 통해 대한민국 국적을 얻기 직전에 있다. 운동선수로서 우수한 능력을 인정받아 국가대표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가능한 절차이다. 그런데 이러한 특별귀화에 대해 농구협회가 국가대표팀 경쟁력을 위해 소위 국적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라틀리프의 귀화는 분명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에게 큰 호재이다. 그러나 이번 특별귀화와 관련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KBL과 대한농구협회의 현명한 대처를 기대한다.

전택수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crazybab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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