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감원장, 점포 통폐합 제동 “우월적 지위 남용… 고객 불편” 일각 “일자리 정책 지원하라는 신호”… “점포 구조조정 씨티銀 겨냥” 분석도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금융당국이 최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금융사들의 점포 구조조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25일 간부회의에서 “소비자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잘못된 금융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점포 폐쇄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금융사들이 비대면 거래 증가 등을 이유로 점포를 통폐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금융사에 영업 점포를 최대한 유지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정부는 일자리위원회와 함께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열고 “실적도 좋으니 청년들 일자리를 챙겨 달라”며 금융사에 채용 확대를 독려했다.
한편 금감원은 금융사가 전세·주택자금대출 만기 연장을 거부할 경우 최소 석 달 전까지는 이를 대출자에게 미리 알려주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만기 한 달 전까지만 통보하면 됐다. 이는 대출자가 만기 연장을 거부당할 경우 다른 은행으로 갈아탈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보장해주라는 의도다. 또 금융사와 소비자가 소액 분쟁조정 절차를 겪을 땐 금감원의 분쟁조정이 끝날 때까지 금융사가 일방적으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권고할 예정이다. 최 원장은 “정보력, 자금력이 우수한 금융회사에 소비자가 억울한 피해를 보는 사례를 적극 발굴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