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농촌경제硏 분석 절반 도시출신… 대부분 “농사 실패” 구직-자녀 교육 위해 떠나기도
농촌진흥청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귀농·귀촌인 1039명을 대상으로 추적조사한 결과를 25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조사한 결과 귀농·귀촌한 사람의 88.8%(923명)는 농촌에 정착했지만 6.8%는 정착에 실패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로 돌아간 사람들이 실패 이유로 꼽은 가장 큰 요인은 ‘농사 실패’였다.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거나(17.4%) 자녀교육 때문에 떠난 경우(13.0%)가 뒤를 이었다. 건강 악화로 병원 등 의료시설을 찾아 도시로 이주한 경우도 13.0%에 달했다.
도시 출신과 농촌 출신 귀농인을 비교하면 도시 출신일수록 처음 터를 닦은 곳에 정착한 비율보다 다른 농촌지역으로 이주하거나 귀농·귀촌을 포기하고 아예 도시로 돌아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른 농촌으로 이주한 사람의 절반 이상(63.6%)은 도시에서 귀농·귀촌을 한 사람들이었다. 도시로 돌아간 사람의 55.1%도 도시 출신이었다. 농촌진흥청은 “농촌 출신은 부모의 농사 기반을 승계하거나 농촌 정서를 아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이주가 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귀농한 곳에서 다른 농촌으로 이주한 사람은 전체의 4.4%로 소수였지만 이들 중 24.4%는 40세 미만이었다. 윤순덕 농진청 연구관은 “2030세대 귀농·귀촌인은 농촌 정착에 어려움이 있어도 바로 도시로 돌아가기보다 다른 농촌에 이주해 정착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농촌으로 이사하는 이유로는 새로 농지를 마련하거나(38.9%) 농지 주변으로 옮겨 가기 위해서(30.6%)를 꼽았다.
이번 조사 대상은 2014년 이전에 귀농한 사람이었다. 1차 전화 조사를 거친 뒤 미응답자는 다시 전화 조사하거나 직접 방문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