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토머스 마켄스 미국 출신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재학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식과 경험이 매우 풍부한 교수님에게 많은 걸 배웠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반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나는 글로벌 마인드를 더 발달시키면서 한국 비즈니스 문화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 한국에 왔으니 이 경험이 정말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미국 MBA를 공부하는 친구의 경험과 비교하면 수업을 하는 방법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미국에서는 주로 토의와 사례 연구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강의가 많다. 그리고 한국의 다른 MBA 프로그램을 다니는 친구도 프로그램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강의가 그렇게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수업이 무조건적으로 토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통계 재무 회계 이런 수업 내용은 토의 전에 기본 지식을 배워야 한다. 수업에 토의는 없지만 이해하기 어려울 때는 질문해도 된다. 두 번째는, 우리 반에 한국인과 외국인의 비율은 반반이며 게다가 외국인 학생들은 17개 국가에서 왔기 때문에 대부분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다 영어를 잘하지만, 외국어로 기술적인 주제를 논의하거나 아주 복잡한 의견을 표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한다. 그 때문에 교수님이 토의 시키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세 번째는, 우리 프로그램은 1년 반 과정이고 대부분의 수업은 한 학기에 8번 정도이다. 그래서 교수님들이 많은 내용을 짧은 시간에 가르쳐야 되고 수업 때 토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수업 방법은 아니다.
또한, 한국 교육 방법도 MBA 과정에 큰 영향을 줬다고 본다. 나는 한국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을 때 학생의 공부에 대한 헌신에 정말 감동을 받았다. 그렇지만, 수업은 시험에서 나온 내용만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수업 때 선생님 강의에만 집중해서 듣고 자율학습 때 내용을 외운다. 내가 가르친 영어회화 수업과 토론 동아리 외에 학생이 논의하거나 창조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수업을 거의 못 봤다.
이런 기계적인 암기에 근거한 교육은 경영 교육에 핵심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다. 복합적 경영 주제에 대해서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과의 생산적인 대화 능력은 매우 필수적이다. 특히 언어, 배경, 사고방식 등이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해지는 글로벌 세상에서는 논의와 토론이 갈수록 더 중요하다. 최근에 데이터 분석 수업에서 다국적기업의 부사장과 대화를 했다. 그분에 따르면, 전에는 데이터 분석가 같은 기술직은 기술적인 능력만 있으면 쉽게 취직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소프트 스킬(의사소통, 리더십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 MBA 프로그램이 세계적으로 최고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미국 프로그램하고 비교하면 한국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에 빨리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충분히 이용하면서 한국의 MBA 프로그램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직접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