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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로 가는 마지막 끈 꼭 잡아야죠”

입력 | 2017-09-26 03:00:00

4번째 독립야구단 ‘고양 위너스’ 풍운아 25명 입단테스트 후끈




야구 풍운아 4명이 25일 경기 고양시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열린 독립야구단 고양 위너스의 공개 트라이아웃에 지원해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왼쪽부터 한승민, 김민, 길민세, 김세훈. 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5일 경기 고양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는 미니 트라이아웃(입단 테스트)이 열렸다. 국내 4번째 독립야구단으로 올해 12월 창단 예정인 고양 위너스(이사장 김장헌)가 공개 선수 선발에 나섰다. 오로지 야구밖에 모르지만 갈 곳 없는 선수 25명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기회를 잡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냈다.

길민세(24)는 덕수고 재학 시절인 2010년 대통령배 대회에서 최다안타상과 타격상을 받고 이듬해 프로야구 넥센에 입단한 기대주. 이듬해 방출된 뒤 2015년 케이블채널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자로 나와 수준급의 노래 실력과 선수 이력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야수에서 투수로 변신한 길민세는 “현재 최고 구속이 142km다. 꼭 150km짜리 강속구를 던지고 싶다. 만약 합격이 된다면 진지하게 야구만 하는 선수로 프로에 다시 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삼성 출신으로 최고 포수를 꿈꿨던 김민(28). 그는 고려대 재학 시절 동기인 박세혁(두산)과 포수를 번갈아 맡으며 경쟁했지만 과거는 잊은 지 오래다. “세혁이를 보면 자랑스럽고 동시에 나 자신을 다시 보게 된다. 프로에 다시 가서 아들 뒷바라지만 하신 부모님을 야구장에 초대하는 게 꿈이다.”

넥센 출신 한승민(26)도 가슴 한쪽에 ‘한’이 가득하다. 거의 잡힐 듯했던 1군 진입. 하지만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 외야에서 몸을 날려 수비를 하다 무릎에 큰 부상을 입고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한승민은 “실망과 낙담이 가득했던 과거를 잊고 싶다. 내 야구 인생에서 몸이 가장 좋다”고 방망이를 불끈 쥐었다.

선린인터넷고-한양대 출신 1루수 김세훈(23)은 배팅 테스트에서 연거푸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야구를 포기할까 했는데 프로 유니폼을 한 번이라도 입어보고 싶어 글러브를 다시 잡았다.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방망이에 가득 담으려 합니다.” 이들이 부른 ‘희망 찬가’에는 꽤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한편 고인수 야구단장은 “참가자들의 열정이 넘쳤다. 이번 테스트에서 17명 정도를 선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