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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끝” KIA-LG, 누가 더 간절할까

입력 | 2017-09-26 03:00:00

26일 가을야구 운명 달린 한판
KIA, 에이스 양현종 내세워 총력전… LG는 양에 강한 문선재 카드 쓸 듯




양현종

사상 첫 ‘엘롯기(LG-롯데-KIA)’ 동맹의 가을야구 동반 진출이 무산될 위기다.

KIA, 롯데가 가을야구를 확정한 가운데 5위 SK에 3.5경기 뒤처진 7위 LG가 홀로 낙오되기 일보 직전이다. 엘롯기는 1995년 2∼4위에 올라 딱 한 번 가을야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4위 해태가 3위 롯데와의 경기 차(4.5경기)를 3.5경기 이내로 줄이지 못해 당시 규정에 따라 준플레이오프가 무산됐다.

올 시즌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한 롯데는 23일 넥센에 가을야구 탈락 선고를 내리며 LG를 도왔고, 같은 날 LG도 NC를 잡아 롯데의 3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롯데 경기가 없던 24일 마산구장 LG-NC전에는 롯데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3루에서 LG 응원도 나섰다.

롯데는 29일 SK전을 치른다. SK가 8일 휴식 후 치르는 첫 경기다. LG는 앞으로 1패라도 추가한다면 가을야구를 향한 좁은 길이 더 좁아진다. SK의 1승 소식도 청천벽력인 LG로서는 롯데가 SK를 잡아주어야만 한다.

문선재

LG와 KIA는 당장 26일 사생결단을 앞두고 있다. 서로 다른 이유로 벼랑 끝에 선 두 팀 모두 ‘남은 6경기 전승’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LG는 남은 경기를 다 잡아도 SK가 1승 2패를 해야 턱걸이 5위가 가능하다. LG가 이날 KIA에 패하면 트래직 넘버가 1로 줄어 SK가 남은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자멸할 위험이 있다.

두산에 개막 후 첫 공동 1위를 허용한 KIA도 정규시즌 자력 우승을 하려면 남은 경기를 다 잡아야 한다. 투타에서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회복하고 6연승을 달린 두산의 추격이 거세진 반면 KIA의 침체된 타선과 불안한 불펜 문제는 여전하다. 더욱이 KIA가 이날 LG에 패할 경우 경기가 없는 두산에 개막 후 처음으로 단독 1위 자리까지 내줄 수 있다.

KIA가 1위를 사수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KIA는 해태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시리즈에 10번 나가 모두 우승했다. 반면 1990년부터 2∼5위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한 경우(1990, 1992, 1994, 2002∼2004, 2011, 2016시즌)에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한 번도 서지 못했다.

LG와 KIA의 남은 운명을 좌우할 이날 경기에서 KIA는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운다. LG에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카드다. LG 타선의 중심인 박용택이 양현종에게 유달리 부진(통산 타율 0.150, 63타수 9안타 1홈런)하지만 LG에는 지난해 7홈런 중 3개를 양현종에게서만 뽑아낸 문선재가 있다. 올 시즌 문선재가 시즌 막판에야 콜업되면서 둘의 맞대결은 이 경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