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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벽 높이 0.6m 키운 KIAF… 관람객 5만, 판매 270억

입력 | 2017-09-26 03:00:00

13개국 참여 국내 최대 미술장터… 다양한 전시 가능해져 최고 성과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17’ 전시장 모습. 20∼24일 닷새 동안 13개국 167개 국내외 갤러리가 참여해 270억 원어치의 작품이 거래됐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닷새 동안 13개국 167개 갤러리 참여, 관람객 5만4000명, 작품 거래액 약 270억 원.’

20∼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미술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17’의 성적표다. 지난해 235억 원에서 늘어난 역대 최고 매출 성과다.

올해로 16회인 이번 페어는 전시 가벽 높이를 기존 3m에서 3.6m로 높여 다양한 전시 기획이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10개 국내외 갤러리를 엄선한 ‘하이라이트’ 섹션을 신설해 주목할 작가들의 신작과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 기간에 방문한 ‘하이라이트’ 섹션의 일본 스탠딩파인 갤러리 부스에서는 스기야마 겐지 작가의 입체설치 작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상자 안에 사람과 가구 등 미니어처 모형을 넣고 거울로 반사판 효과를 낸 작품이다.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씨도 자신의 숍 디자인에 활용하겠다며 관심을 보이고 갔다는 후문이다. 초이앤라거갤러리 부스에서는 영국의 30대 작가 매슈 스톤의 ‘몸 안으로 돌아가기’ 작품이 관심을 모았다. 유리판 위에 그린 그림을 사진 찍은 뒤 다른 디지털 이미지들과 합성해 캔버스에 찍어낸 작업이다.

가수 나얼(유나얼)의 작품도 일본 KAZE 갤러리를 통해 선보였다. ‘유년’이란 제목의 작품은 어린이 사진 등을 디지털 콜라주 작업한 것이다. 프랑스 마리아룬드 갤러리는 숯과 한지를 쇠 브러시로 긁어 작업하는 이진우의 작품을 내세웠다.

이번 페어에서는 다양한 기획전과 강의도 마련됐다. 미술평론가 윤진섭 씨는 ‘한국행위예술 50주년 기념 자료전’을 기획했다. 빨간색 ‘짝퉁’ 샤넬 백을 든 여자 분장 차림으로 전시장을 도는 퍼포먼스도 한 그는 “짝퉁, 성형, 물질만능주의를 꼬집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KIAF는 벨기에 보고시앙재단의 장 보고시앙 회장, 카타르 도하 현대미술관장 압델라 카룸 등 국제 미술시장의 ‘큰손’이 대거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또 프랑스 갤러리 페로탱, 홍콩 10챈서리래인 등 유명 갤러리들도 처음 참가했다.

이화익 한국화랑협회장은 “이번에 전시 동선과 강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며 “해외와 국내 컬렉터 간 네트워킹을 보완해 최고 수준의 국제아트페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