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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한국 찾아오는 ‘세계 3대 디바’

입력 | 2017-09-26 03:00:00

안나 네트렙코-안젤라 게오르규-디아나 담라우 10, 11월 방한 무대




세계 최정상에 있는 세 명의 디바는 각자의 색깔도 뚜렷하다. 안나 네트렙코(왼쪽 사진)는 풍성하고 무거운 소리에 드라마틱 소프라노다.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음색을 가진 안젤라 게오르규(가운데 사진)는 최고의 토스카로 불린다. 디아나 담라우는 높은 음을 안정적으로 부르며 기교도 뛰어나다. 동아일보DB·ⓒJurgen Frank

한 명도 아닌 무려 세 명이다. 인지도와 실력에서 세계 최정상급 소프라노 3명이 가을에 한국을 찾는다.

러시아 출신 안나 네트렙코(46)는 10월 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남편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와 함께 공연을 갖는다. 안젤라 게오르규(루마니아·52)는 11월 18일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 서거 10주년 추모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디아나 담라우(독일·46)는 11월 2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남편 베이스바리톤 니콜라 테스테와 함께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네트렙코, 담라우와는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세 명 모두 공교롭게도 남편 또는 전 남편이 같은 직업인 성악가다.

“성악가는 혼자 무대에 서야 하는 극한 직업인데 서로 공감하고 이해해 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다만 함께하는 삶이 경력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돼요. 어디까지나 저희는 프로이니까요.”(담라우)

이들은 오페라 무대뿐 아니라 리사이틀 무대에도 수없이 서왔다. 리사이틀에서 그들의 화려한 드레스는 언제나 주목을 끈다. 특히 네트렙코는 패션잡지에도 소개될 정도로 뛰어난 패션감각을 지니고 있다.

“옷을 입고, 꾸미는 것을 매우 좋아해요. 천, 색감, 패턴 등 패션에 관련된 모든 것이 흥미로워요. 좋아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은데 돌체&가바나, 잭 포즌 등이 선호하는 디자이너예요.”(네트렙코)

각자 가진 개성이 확연히 다르지만 세 명은 ‘소프라노 3대 디바’로 불린다. 담라우는 서로가 독특하고 뛰어난 성악가이자 아티스트로 사람들에게 디바 또는 여신을 꿈꾸게 한다고 밝혔다.

“최근 오페라계가 실력과 연기력, 외모를 두루 갖춘 성악가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시각적인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사람마다 선호하는 즐거움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다양성만큼 좋은 것은 없거든요.”(담라우)

담라우, 네트렙코는 무대 밖에서는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취미였던 승마를 포기할 정도로 아이 양육에 적극적인 담라우는 아이가 생긴 뒤 노래가 더 편해졌다고 밝혔다.

“제가 어린이재단 후원에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여덟 살 아들이 자폐증이 있기 때문이죠.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완전한 삶을 살게 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린이재단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네트렙코)

게오르규는 6일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서거 10주년 추모 콘서트에 참가했다. 한국은 월드투어의 첫 번째 장소다. 파바로티와 한 무대에서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소프라노 중 최정상의 자리에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는 게오르규가 유일하다. 그는 이탈리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파바로티와 함께 무대에 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추모 무대에서 파바로티와 함께 불렀던 노래를 들려줄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네트렙코는 최근 격정적인 캐릭터를 한층 더 성숙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고음과 기교가 장점인 담라우는 최근 중저음까지 소화하며 배역을 넓히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베르디, 푸치니 등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오페라 아리아를 내한공연에서 부를 예정이다.

“분명 이전보다 더 넓은 영역을 노래하고 있어요. 스스로 점점 더 강해지면서 목소리도 함께 풍성해지고 있어요.”(네트렙코) “젊을 땐 몸과 재능에만 기대 노래하는 실수를 저지르곤 했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강도 높게 마음과 신체를 단련하고 있어요.”(담라우)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