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위한 ‘절세’ 팁
‘비과세 대상’ 꼼꼼히 따져야
우선 같은 해에 주택을 한꺼번에 처분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양도소득세 계산은 연도별로 주택 매도 내용을 합산해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누진세율 적용을 피하려면 해를 나눠 매도하는 것이 낫다. 다만 손실이 발생한 부동산은 양도차익이 생긴 부동산과 같은 해에 처분해도 좋다. 예를 들어 이익과 손실이 각각 2억 원과 1억 원 발생한 부동산을 같은 해 처분할 경우 양도차익 1억 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긴다.
예를 들어보자. 김모 씨는 △주택 A(10년 전 취득, 5억 원 상승) △주택 B(5년 전 취득, 1억 원 상승) △주택 C(올해 6월 말 취득, 1000만 원 상승) 등 부동산 3채를 소유했다. 주택 B를 처분해 2주택자가 됐다면 주택 C 매입 후 3년 이내인 2020년 6월까지 기존 주택 A를 처분하면 비과세된다. 주택 C의 가격 상승을 더 기대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신랑과 신부 모두 주택 구입 여력이 있다면 결혼 전 주택을 사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혼으로 인한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있다. 결혼 후 5년 안에 먼저 양도하는 주택은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된다. 다만 올해 8월 3일 이후에 취득한 조정대상지역 소재 주택의 경우엔 ‘2년 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처분 시기에 따라 세금 천차만별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때 다주택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세대’다. 세법에서는 원칙적으로 배우자가 있어야 세대로 보지만 30세 이상이면 미혼이어도 세대 구성이 가능하다. 20세 이상도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세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별도의 세대 구성이 가능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거나 팔아서 보유 주택 수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전세보증금이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부채를 포함해 증여하는 ‘부담부증여’의 경우 대출이나 전세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관할 세무서에 반드시 입증해야 한다.
3주택자인 A 씨가 2011년 8월 말 4억 원에 구입한 서울 소재 아파트를 8억 원에 처분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양도소득세는 △올해 안에 매도할 경우 1억1472만 원 △내년 4월 1일 이전 1억1528만 원 △내년 4월 1일 이후 2억3441만 원으로 크게 달라진다. 하루 차이로 세금이 약 1억2000만 원 증가한다. 세금이 오른 만큼 양도 차익을 얻으려면 아파트값이 3억6000만 원 이상 더 올라야 한다. 당분간 가격 폭등이 없다면 기대하기 힘든 금액이다.
당분간 주택을 계속 보유할 생각이라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금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다만 면적이나 공시 가격에 따라 세금 혜택이 없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대형 평수나 고액 주택 소유자는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조금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가 등록된 임대주택 전체에 해당하는지, 면적이나 공시 가격 요건이 있는지 아직 구체적인 시행령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원준 한화생명 FA지원팀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