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손승락-두산 김강률-NC 임창민-KIA 김윤동(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역사에서 ‘왕조’로 불렸던 강팀에는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가 존재했다. 전성기 해태에는 선동열(현 야구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큰 산이 있었다. 현대에는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명원(현 kt 코치)이 승리를 지켰다. 삼성은 가을에 더 강해지는 오승환(현 세인트루이스)이라는 완벽한 클로저가 있었다. 그 밖에 SK 정우람(현 한화), KIA 유동훈(현 KIA 코치) 등 최근 정상에 올랐던 팀에는 투수로 절정의 순간에 있던 뛰어난 마무리 투수가 있었다.
2015~2016,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두산도 베테랑 좌완 투수 이현승의 힘이 컸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이현승은 4차전과 5차전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마운드를 지켰다. 2016년 한국시리즈 역시 두산 선발 ‘판타스틱4’의 활약이 먼저 기억되지만 불펜의 역할이 컸다. 1차전은 두산 이현승이 승리, NC 마무리 임창민이 패전투수였다. 2차전 역시 이현승이 마지막 9회를 책임졌다. 3차전은 이용찬, 4차전은 이현승과 이용찬이 승리를 지키며 두산의 2년 연속 우승을 함께했다.
그러나 2017년 포스트시즌을 확정한 상위 4팀은 저마다 불안한 마무리투수 문제를 안고 있다. 후반기 돌풍을 일으킨 롯데를 제외하고 KIA와 두산, NC 모두 마무리 투수가 가을야구의 큰 변수다.
반면 두산은 이용찬이 9월 극심한 난조에 빠지며 김강률의 역할이 커졌다. 이용찬은 9월 9경기에서 방어율 10.80으로 부진하다. 전반기 11세이브를 올리며 3.70의 방어율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11세이브 동안 방어율이 4.67로 급등했다. 두산은 이용찬을 대신해 새로운 클로저로 떠 오른 김강률의 어깨가 무겁다. 후반기 32경기에서 5세이브 방어율 1.31로 맹활약하고 있다. 관건은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포스트시즌 주전 마무리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이다.
NC는 전반기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임창민의 구위회복이 급하다. 임창민은 전반기 21세이브를 올리며 방어율 2.72로 활약했다. 그러나 후반기 22경기에서 8세이브 방어율 5.18로 추락했다.
KIA는 선두권 팀에 어울리지 않게 팀 최다 세이브 투수가 김윤동으로 11세이브 방어율 4.73을 기록 중이다. 김세현과 임창용은 경험 많은 베테랑 마무리 투수지만 올 시즌 기록이 저조해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팀의 아픈 아킬레스건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