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에듀플러스]성추행범 붙잡은 삼육대 학생, 장학금까지 전액 기부

입력 | 2017-09-29 03:00:00

원예학과 김준섭 씨 “어려운 학생 위해 써 달라”




군 휴학 중에 성추행범을 붙잡아 경찰에 넘겨 화제를 모았던 삼육대 원예학과 김준섭(24·사진) 씨가 대학에서 받은 장학금을 전액 기부해 귀감을 사고 있다.

지난 해 국군정보사령부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던 김준섭 씨는 휴가 중이던 7월 8일 오전 6시 50분께 서울 마포구 한 찜질방에서 황급히 뛰어나오는 30대 남성을 목격했다. 김 씨는 찜질방 관리인이 “성추행범이다”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15분가량 이 남성을 추격했다.

당시 김 씨는 찜질방 관리인에게 경찰 신고를 부탁했고, 인근 건물로 숨은 남성을 쫓아 도주로를 막았다. 도주로가 막힌 이 남성은 4층 건물 화장실에서 전선을 잡고 뛰어내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삼육대는 김 씨의 선행이 학교의 이름을 빛내고 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었다고 판단해 김 씨가 복학하는 이번 학기에 장학생으로 선발, 지난 9월 11일 100만원의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김 씨는 어려운 학생이 등록금을 내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장학금 전액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김 씨는 “얼마 전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모녀가 저수지로 차를 몰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기사를 봤다”며 “마음이 너무 아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장학금을 바라고 (선행을) 한 게 아닌데, 주셨으니까 다시 돌려드리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통장잔고가 2만원 밖에 남지 않아 이번 학기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벌어야 한다는 김 씨는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어려운 학생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씨는 “어릴 때 급식비도 없이 지낸 적도 있어서 그분들의 어려움을 잘 안다”면서 “저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어려운 친구들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른 바라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육대는 김준섭 씨가 기부한 100만원을 장학기금으로 적립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지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