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車SW사업자-AI플랫폼… ‘미래 청사진’ 펼친 이통 3社

입력 | 2017-09-29 03:00:00

통신비 인하 이슈 벗어나 활로 찾기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28일 미래 신사업을 겨냥한 비밀병기를 동시에 공개했다. 이동통신 3사는 자동차, 로봇 등 새로운 분야에서 활로를 찾기로 했다. 모든 기기가 통신망과 연동되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의 수익 모델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신비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판 바꾸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
  

○ KT “2022년 커넥티드카 사업 매출 5000억 달성”

커넥티드카 “편리하네” KT 관계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차량 전용 플랫폼 ‘기가드라이브’를 통해 음성으로 차량을 제어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KT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아우르는 자동차 소프트웨어(SW) 전문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KT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2022년까지 커넥티드카 사업에서 연간 매출액 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김준근 KT 기가 IoT 사업단장(상무)은 “자동차 산업 특성상 양산 적용 2, 3년 전에 계약이 이뤄져 관련 매출은 2018년부터 발생해 2020년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커넥티드카는 무선통신망에 연결된 차 안에서 각종 정보기술(IT)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 ‘달리는 스마트폰’이라 불린다. 자율주행차와 함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KT는 2005년 현대자동차 모젠을 시작으로 10년 이상 차량용 통신 회선을 공급해 온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사업자다. 올해 국내에 출시되는 커넥티드카 중 KT 서비스가 들어가는 차량 비중은 75%다. KT는 현재 영국, 프랑스, 일본, 미국 등 6개국 13개 자동차 브랜드와 커넥티드 플랫폼 제공을 위해 상호 협력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측 인사도 참석했다. 지난달 출시된 ‘더 뉴 S-클래스’에 KT 네트워크와 지도를 적용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주영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상무는 “KT가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면 벤츠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T는 2년간 1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지능형 차량 플랫폼 ‘기가 드라이브’를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의 계약도 확대할 계획이다.
 

○ SKT, ICT체험관 ‘티움’ 재개관… 30년 뒤로 초대

미래도시 “와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체험관 ‘티움(T.um)’의 사전 오픈 행사가 열렸다. 이날 티움에서 사전에 선발된 체험단이 우주와 미래도시를 가상 체험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서울 을지로에 있는 SK텔레콤 본사 1, 2층에는 ‘티움’이라는 정보통신기술(ICT) 체험관이 있다. 2008년 개관한 이 전시관에는 지금까지 모두 6만5000명이 다녀갔다.

SK텔레콤은 티움을 ‘5G 세상’(현재관)과 ‘30년 뒤 미래도시’(미래관)를 테마로 전면 재단장했다. 1696m²(약 514평) 규모의 전시관에서 ICT 현재와 미래를 체험할 수 있다.

2047년의 미래도시 ‘하이랜드’를 보여주는 2층 미래관은 우주관제센터와 해저도시를 넘나들며 방문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진공관을 통해 바다와 사막을 통과하는 미래교통수단 ‘하이퍼루프’는 창밖으로 움직이는 화면과 모션체어(움직이는 의자)로 실제 운행하는 것처럼 연출했다. 방문객들에게는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운석의 경로를 변경하라는 임무가 부여된다. 가상현실(VR) 헤드셋과 컨트롤러를 착용한 채 로봇을 원격 조종해 중력장 발생 장치를 가동하는 실감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한 국제 대표들의 홀로그램 회의, 사물인터넷(IoT) 센서, 드론, 증강현실(AR) 등을 통한 우주선 조난자 구조 등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된 시나리오가 마련돼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미래에 어떻게 적용될지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1층 현재관에서는 가상현실(VR) 쇼핑, 차량 간 통신기술(V2X)을 갖춘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음성 기반 AI 기기 등을 만나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본사 주변에 아예 5G 통신 인프라를 구축했다. 미래관은 티움 홈페이지에서 방문 예약이 필요하지만 현재관은 그럴 필요가 없다.
 

○ LGU+, 매장용 로봇 도입해 백화점 등서 마케팅 활용

로봇 페퍼 “똑똑해요” 일본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가 다음 달부터 LG유플러스 플래그십 매장에 배치돼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인공지능(AI)에 대한 LG유플러스의 강한 애착을 보여준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인간의 형태를 한 로봇) ‘페퍼’를 자사 플래그십 스토어에 도입한다. 세계 최초로 감정인식 기능이 탑재된 로봇인 페퍼는 금융, 서점, 의료,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페퍼에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이 탑재된다. 이를 통해 한국어로 인사할 수 있고 날씨와 지식 검색 등 다양한 분야의 대화 및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국내 통신사의 AI 기술이 페퍼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는 페퍼를 다음 달 11일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고객감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전시한다. 페퍼는 상담 대기 중인 고객들에게 스마트폰이나 멤버십을 추천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식당이나 호텔 등 일부 매장에 페퍼가 투입돼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페퍼에 LG유플러스 AI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국내에서 이를 활용하려는 업체도 늘고 있다. LG유플러스 외에도 우리은행, 교보문고, 가천대 길병원, 롯데백화점, 이마트가 다음 달부터 매장에 한국어 페퍼를 도입한다. 각 매장에서 1년간 페퍼의 시범운영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등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사업장별로 페퍼의 최적화를 위해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도 협의해 지속적인 서비스 보완 및 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송대원 LG유플러스 AI 디바이스 담당 상무는 “용도와 수익 모델이 명확한 분야에 우선 적용했고 앞으로 활용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임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