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65)가 등장한 유튜브 동영상의 내용이다. 자신이 이끄는 희망의당 홍보 영상인데 ‘고이케의, 고이케에 의한, 고이케를 위한’ 이미지로 채워졌다. 아베 신조 총리의 조기 총선 방침에 따라 어제 중의원이 해산됐다. 제1 야당이 합류 제안을 하고 여론조사에서는 자민당에 이어 투표하고 싶은 정당 2위로 고이케 신당이 꼽혔다. 도쿄의 첫 여성 수장이 단숨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모든 사람이 하는 행동을 똑같이 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야.” 무역상을 했던 고이케의 아버지가 일찍부터 딸에게 해준 말이다. 그래선지 인생행로가 남달랐다. 1971년 이집트 유학을 선택한 것이나 아랍어 통역을 거쳐 뉴스 앵커로 활동하더니 마흔 살에 정계 입문을 선택한 것이나. 이후 아랍어뿐 아니라 유창한 영어 실력의 글로벌한 이미지, 방송인 출신답게 미디어를 다루는 능숙한 솜씨로 대중을 파고들면서 정치적 도박에서 줄곧 연승을 기록했다. 아베 내각의 첫 여성 방위상을 지냈으나 당내 비주류로 작년 도쿄도지사 선거에 후보 추천을 해주지 않자 무소속 출마로 압승을 거뒀다. 올 7월 ‘도민 퍼스트회’를 통해 도쿄도의회 선거에도 돌풍을 이어갔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