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매판매-설비투자 감소… 10월 BSI도 17개월째 부정적 정부는 “3% 경제성장률 가능”
추석 경기가 심상치 않다. 북한 리스크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 생산, 투자 등 가계와 기업의 경제활동이 일제히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열흘이라는 최장 기간의 연휴를 앞뒀지만 내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지고 있다.
○ 소비, 투자 나란히 뒷걸음질
29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0%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0.3% 줄어들며 7월(―5.1%)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16년 9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경기가 바닥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인 건설 공사 실적도 전달보다 2.0% 줄었다. 건설 수주는 1년 전보다 3.4% 감소하며 두 달 연속 줄었다. 8·2부동산대책으로 우려됐던 건설 경기 위축이 본격화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체 산업생산은 증가율이 0%로 한 달 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마저도 반도체와 전자제품을 제외하면 감소했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어둡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집계한 결과 10월 전망치가 92.3으로 17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이는 다음 달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업체가 긍정적으로 전망한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통상 추석이 끼어 있는 달에는 ‘추석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망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0월 전망치가 9월(94.4)에 비해 오히려 2.1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된 데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까지 많아 이번 추석은 ‘대목’답지 않게 조용하게 지나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정부 “그래도 올해 3% 성장 가능” 고집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이미 상반기(1∼6월) 성장률이 2.8%이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3%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만 3.2% 성장률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가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