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998년이후 도발 37건중 20건, 설-추석 연휴 전후나 주말에 발생 올해는 연휴뒤 당 창건일 이어져… SLBM 괌기지 인근 발사 가능성
과거에도 추석 연휴를 전후한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있었다. 2006년에는 추석(10월 6일) 사흘 뒤이자 노동당 창건일을 하루 앞두고 1차 핵실험(10월 9일)을 강행했다. 추석 사흘 전 핵실험 예고로 국내외 이목을 최대한 집중시킨 뒤 보란 듯이 ‘핵단추’를 누른 것이다. 지난해엔 스커드-ER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9월 5일)에 이어 5차 핵실험(9월 9일·북한 정권 수립일)이 추석(9월 15일)을 불과 엿새 앞두고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명절 연휴 전후와 휴일을 노린 북한의 도발 실태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동아일보가 1998년 1월∼2017년 9월 북한의 대표적인 도발 37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20건(54%)이 설·추석 연휴 전후나 주말(금∼일요일)에 일어났다. 더욱이 올해는 최장 10일간의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당 창건일로 이어진다. 김정은이 내부 결속과 기습 및 충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 기간에 핵·미사일 도발을 시도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 북-미 관계가 최악의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1B 전략폭격기(2대)와 F-15C 전투기(6대)를 동원한 미국의 초고강도 대북 무력시위에 맞선 ‘보복성 군사행동’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평양 인근 산음동 병기공장의 미사일 반출 징후와 함경남도 신포 일대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준비 정황을 한미 군 당국은 주시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대북 압박의 고삐를 최대한 조일 계획이다. 이달 중순 이지스함과 핵추진공격잠수함 등으로 이뤄진 로널드레이건 항모전단이 동해에 출동해 한국 해군과 탄도탄 요격 및 북한 잠수함 추격 훈련을 실시한다. 미 항모전단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까지 진출해 대북 무력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또 한미 방공부대는 최근 경기 포천 등 야외훈련장에서 유사시 북한 전투기와 헬기, 수송기 등을 탐색해 격추하는 단거리 방공 실기동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북한 특수부대가 탄 대남침투용 수송기 AN-2기의 기습침투 등 시나리오에 대비해 주한미군의 어벤저 요격미사일과 한국군의 중·단거리 미사일로 타격하는 절차를 집중 점검했다. 정경두 합참의장(공군 대장)은 명절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와 최전방 일반전방초소(GOP) 대대를 찾아 북한군 동향을 지켜본 뒤 “적이 도발하면 강력히 응징하라”고 지시했다고 군은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