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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아리랑 커플’… 한국피겨 “심봤다”

입력 | 2017-10-02 03:00:00

남자싱글-아이스댄스도 평창 출전권
이준형, 2년전 교통사고 부상 딛고 안정적 점프 앞세워 ‘16년 숙원’ 이뤄
한복 입고 출전 민유라-개믈린 조… 9개 연기서 가산점 따내며 환호




이준형

‘오뚝이’(이준형)와 ‘아리랑 커플’(민유라-알렉산더 개믈린)이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 피겨는 지난달 30일 독일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호른 트로피 남자 싱글과 아이스댄스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권 2장을 획득했다. 앞서 여자 싱글 최다빈이 세계선수권(3월)에서 한국에 올림픽 출전권을 선사한 데 이어 한국은 피겨 4종목 가운데 3종목에서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2015년 교통사고에 따른 허리 부상으로 2년여간 슬럼프에 빠졌던 이준형은 7월 올림픽 대표 1차 선발전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그는 네벨호른 트로피에 출전했다. 남자 싱글 선수가 고득점을 달성하는 데 필수인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장착하지 못한 그가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이준형은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총점 222.89점)을 기록했다. 이준형이 5위로 대회를 마침에 따라 한국은 이번 대회 성적 상위 국가들에 주어지는 6장의 올림픽 출전권 중 한 장을 따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이준형이 무리한 점프를 시도하지 않고 안정적 연기와 섬세한 표현력을 앞세워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남자 싱글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6년 만에 겨울올림픽 무대에 나서게 됐다. 이준형은 “압박과 부담감이 컸지만 열심히 노력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이 2차례 남았는데 4회전 점프를 완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형이 한국에 출전권을 안겼지만 평창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려면 남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한다.

민유라-알렉산더 개믈린 조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개믈린 조는 총점 143.80점으로 4위에 올라 이번 대회에 배정된 6장의 올림픽 출전권 중 하나를 거머쥐었다. 프리댄스에서 한복을 입고 가수 소향이 부른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친 이들은 9개 연기 요소에서 모두 가산점을 받았다. 경기 후 키스앤드크라이존에 앉아 결과를 기다리던 민유라 조는 평창행 티켓 확보가 확정되자 눈물을 흘렸다. 한국 아이스댄스도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다. 현재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한 선수는 이들이 유일하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들이 내년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7월 특별 귀화한 개믈린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인 덕분에 출전권을 획득했다. 평창 올림픽 피겨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지면 정말 아름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