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黨창건일 전후 대형도발 징후
○ 시진핑 잔칫날 맞춰 재 뿌릴 수도
군 안팎에선 북한이 중국 공산당의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개최되는 18일을 ‘디데이’로 삼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0일 전후로는 한미 감시자산이 집중적으로 운용될 것인 만큼 도발 징후만 노출하는 기만전술을 쓰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 집권의 터전을 닦으려는 당대회 개최일에 맞춰 도발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고, 특히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 채택에 동참한 중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이란 분석이다.
○ 화성-13형, 미 전역 사정권
군 당국은 북한이 추가 도발 카드로 고체 엔진 신형 ICBM ‘화성-13형’을 꺼내 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8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군수공업부를 찾은 사진을 공개하며 화성-13형 설명판을 노출했다. 화성-13형은 북한이 7월 두 차례 발사한 ICBM급 액체 엔진 미사일 ‘화성-14형’과 함께 ‘투 트랙’으로 개발 중인 ICBM으로 북한 미사일의 ‘최종판’ 격이다. 화성-14형은 액체 연료와 산화제 주입에 최소 30분 이상이 걸려 감시자산에 포착돼 선제타격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연료와 산화제를 미리 주입해 놓는 화성-13형은 감시자산을 따돌리고 대미 기습 타격을 감행할 수 있다. 특히 3단 로켓 형태라 사거리가 최대 1만5000km로 미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김정은이 북-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최종 무기이자 선진국형 미사일인 화성-13형 개발에 사활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군 수뇌부와의 회의를 주재하며 북한, 이란, 이슬람국가(IS)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 수뇌부에게 “내게 필요할 때 빠른 속도로 폭넓은 군사 옵션을 제공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그러고는 ‘폭풍 전 고요’ 발언을 했다. 그래서 트럼프가 북한이 곧 추가 도발할 것을 전제한 뒤 이에 대한 모종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산하 한국임무센터(Korea Mission Center) 이용석 부국장보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 직원들에게 북한에서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일, 미국에서는 콜럼버스데이인 9일 전화를 바로 받을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