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10명중 1명꼴 ‘역대 최다’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동섭 의원(국민의당)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대 등록 포기자 현황’에 따르면 2017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입학을 포기한 학생은 386명으로 전년 346명보다 11.6% 증가했다. 2017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선발 인원이 3318명이었으니 합격자 10명 중 1명(11.6%)은 서울대 간판을 포기한 셈이다.
단과대별로 등록 포기자 현황을 보면 공대가 136명으로 가장 많다. 서울대 공대 선발 정원이 9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공대 합격생의 15%가 포기한 셈이다. 이어 △농업생명과학대(53명) △간호대(50명) △자연과학대(42명)에서 등록 포기가 속출했다. 반면 인문대, 사회과학대, 경영대의 등록 포기 학생 수는 각각 12명, 9명, 1명으로 훨씬 적었다.
이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서울대 이공계를 포기한 학생 대부분은 타 대학 의대로 진학했을 것이라고 봤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 공대와 타 대학 의대를 동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서울대 대신 의대에 진학하는 풍토는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된 현상”이라며 “수도권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은 10명 중 7명이 의대에 가고 지방대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은 반반 정도 비율로 의대를 선택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이공계 합격생의 의대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이공계 고급 인재의 의대 쏠림이 과도하게 심각해서 문제”라는 지적과 함께 “시대 변화에 따른 당연한 현상”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서울대는 국비 지원을 받는 국내 최고의 대학인 만큼 취업보다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가진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선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이공계 분야 인재들인 만큼, 능력 있는 학생들이 이 분야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입시기관의 한 전문가는 “외환위기 이후 다른 어떤 가치보다 취업 및 직업 안정성이 선호되면서 어떤 당근으로도 극복되기 힘들 만큼 의대 쪽으로 입시의 판이 바뀌었다”며 “기성세대와는 달리 ‘학벌’보다는 ‘실용’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말이다. 다만, 이공계를 이탈해 의대로 간 학생들이 의대 진학 후에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특정 전공과에만 몰리는 현상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