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주택보유 전수조사]부처별 1급이상 분석해보니
부동산 정책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이 8·2대책 발표 직후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인터뷰 영상을 통해 한 발언이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중앙부처 가운데 김 장관이 겨냥한 ‘집 많이 가진 사람’을 가장 많이 둔 기관은 어디일까. 1급 이상으로 한정할 경우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고위공직자가 가장 많은 부처는 44명이 있는 교육부(소속·산하 기관 포함)였다. 다주택자가 19명인 국토부는 두 번째로 많았다. 다주택자 275명이 갖고 있는 총 주택 수는 687채다.
○ 다주택자 많은 중앙부처는 어디?
국토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다주택자는 19명으로 공동 2위, 외교부는 18명으로 4위를 기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16명)와 경찰청(14명), 문화체육관광부(13명)도 상위권이었다. 이들 부처에서도 교육부와 마찬가지로 본부 고위공무원보다 소속·산하 기관장 중에서 다주택자가 다소 많은 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핵심 3부처’라고 언급한 기획재정부(6명), 공정거래위원회(3명), 금융위원회(11명)는 상대적으로 순위에서 밀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본인과 배우자, 차남 명의로 총 21억6769만여 원의 재산을 신고했지만 이 가운데 보유 주택은 부인 명의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60m² 아파트(약 5억8800만 원) 한 채다.
1급 이상 고위공직자 절반 이상이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된 부처는 국토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등이었다.
○ ‘집안 단속’ 쉽지 않은 국토부
현직 국회의원인 김 장관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 아파트와 경기 연천군 단독주택을 갖고 있다. 김 장관은 6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연천군 단독주택에 대해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투기가 아니다”라며 “남편이 은퇴하고 나서 농사를 짓고 책도 쓰고 공부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손 차관은 서울 서초구와 세종시에 각각 아파트를, 맹 차관은 인천 중구에 복합건물과 경기 부천시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손 차관은 8·2대책 발표 직후 “주무 부처 차관으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세종시 거처를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놓았다.
국토부 요직으로 꼽히는 기획조정실장, 국토도시실장도 다주택자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재정 기조실장은 서울 강남구에 아파트와 복합건물을, 유병권 국토실장은 세종시에 아파트와 경기 안양시에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국토부 ‘주택라인’의 핵심인 박선호 주택토지실장은 서초구에 주택·상가 복합건물을 한 채 갖고 있어 1주택자로 분류됐다.
국토부 소속·산하 기관장 중에도 모두 6채의 주택을 보유한 유재영 한국철도공사 부사장을 비롯해 자녀 명의의 2채를 포함해 모두 주택 4채를 신고한 이광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강영종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3채), 한국국토정보공사 박명식 사장(3채) 등이 다주택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결과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9월 22일까지 관보에 공개된 청와대, 국무총리실(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중앙부처(18부 5처 17청 6위원회 2원) 1급 이상 고위공직자 655명(배우자 보유 포함)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전수 조사해 나온 것이다. 7월 1일 이후 임용된 장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는 아직 관보에 재산을 공개하지 않아 이번 분석에서 빠졌다. 655명 중에는 박근혜 정부 때 임명돼 재직하고 있는 공직자도 적지 않다. 일부는 퇴직했다. 또 다주택자라고 하더라도 보유 지역이나 주택 면적에 따라 총자산 규모는 고가의 1주택자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홍수영 gaea@donga.com·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