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미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
‘완전’이라는 말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이면서도 잘못 쓰는 빈도가 높은 말이다. 예를 들어 보자.
―완전 좋다(×), 완전 좋은(×)
―완전 끌린다(×), 완전 끌리는(×)
이 예들은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명사, 부사, 동사, 형용사’와 같은 문법 용어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문법 용어를 싫어한다. 왠지 더 복잡해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예에서 ‘완전’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짚어 보자. 여기서 ‘완전’은 ‘좋다’라는 형용사와 ‘끌리다’라는 동사를 꾸민다. 문법에서 이렇게 동사, 형용사를 꾸미는 품사는 원래 뭘까? ‘부사’다. 이것은 우리말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말을 배울 때나 통용되는 질서다. 부사는 이렇게 동사, 형용사를 꾸미기도 하고, 때로 문장 전체를 꾸미기도 한다. 이를 예문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완전’은 부사여야 한다.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완전’을 사전에서 찾아보자.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음’을 뜻하는 명사다. 그리고 명사는 동사, 형용사를 직접 꾸미지 못하는 품사다. 이 ‘완전’을 포함한 예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완전’과 비슷한 말로 증명해 보자. 명사 ‘완전’과 비슷한 말인 ‘완벽’, ‘무결함’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완전 좋다(×) → 완벽 좋다(×), 무결함 좋다(×)
―완전 끌린다(×) → 완벽 끌린다(×), 무결함 끌린다(×)
이 문장들이 이상해 보이는 이유는 문장 안의 ‘완전’이나 ‘완벽’, ‘무결함’이 주어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문장 속에서 명사는 주로 주어나 목적어의 역할을 하니까. 그러니 ‘완전 좋다, 완전 끌린다’는 우리가 의도하듯 ‘정말 좋다, 정말 끌린다’의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 그냥 ‘좋다’나 ‘끌린다’의 주어로 해석되는 것이다. 사전적 질서대로 명사라면 그렇다.
―학교에서 잤다.
―거리로 나갔다.
―철수에게 물어보아라.
이 명사들은 ‘에서, 로, 에게’가 없이는 서술어를 꾸밀 수 없다. ‘완전 좋다’라든지, ‘완전 끌린다’에는 이런 장치가 없다. 그러니 문법적으로 틀린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수정해야 할까? 부사의 역할을 하게 하고 싶다면 부사나 부사 역할을 할 수 있는 말로 수정해야 한다. 그것을 이용해 앞의 예들을 수정해 보자.
―완전 좋다(×), 완전 좋은(×)
→ 완전히 좋다, 완전히 좋은, 완전하게 좋다, 완전하게 좋은
김남미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