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김영우 등 보수통합 결의 “26일까지 자강파 설득 실패땐 결행”
○ 국민의당-민주당 연정설, 통합설까지
국민의당은 정계개편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바른정당이 분당되면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구심점으로 작동하면서 ‘제3지대’인 국민의당 입지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12일 “한국당이 아직도 여왕 박근혜의 미몽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골수 친박(친박근혜)과 동고동락하면서 바른정당과 통합 운운하는 모습에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비판했다.
보수 통합 움직임에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통합론도 불거졌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는 나의 불행이 당신의 행복으로 가지 않는다”며 “당신이 깨지면 우리도 깨진다, 우리가 통합되면 당신도 통합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의 통합이) 고민스럽다”며 “모든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일단 안 대표는 민주당과의 연정론이나 통합론에 대해 “그건 옛날 이념정당 중심의 사고방식”이라며 “그 논리는 우리 당을 왜 만들었는지에 완전히 반하는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10일 당 중진 만찬에 이어 이날 초재선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집안 단속’에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국민의당 최고위원과 중진의원들이 조찬 연석회의를 열고 노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 바른정당 분당, 관심은 탈당 규모
김무성 의원과 김영우, 김용태, 황영철 의원 등 바른정당 통합파 9명은 11일 모임을 갖고 한국당과의 재결합을 위한 집단행동 결행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바른정당 11·13전당대회의 후보 등록일인 26일까지 자강파의 ‘수장’인 유승민 의원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
김무성 의원은 12일 “(자강파 설득이 안 되면) 당 대 당 통합에 준하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을 무력화할 만한 집단 탈당을 시사한 셈이다.
이제 관심은 탈당 규모에 모아지고 있다. 통합파와 긴밀히 접촉하는 한 한국당 의원은 “다음 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의결이 이뤄지면 9명 정도가 탈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당(107석)에 15명이 합류하면 민주당이 1당인 현재 의회권력의 지형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홍수영 gaea@donga.com·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