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가 중국 권력구도 변화를 앞질러 제대로 봤다. 사정(司正)의 칼날로 시 주석은 황제의 길을 닦았다. 3년 넘게 ‘사정 대장정’이 지속됐다. 측근 왕치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뚝심을 발휘했다. 문화혁명 때 하방(下放)의 시련을 경험한 시 주석은 무서운 사람이다. 자기 머리 위에도 칼을 매달았다. 중국 감찰 수사기관에 “(자신도 포함해) 도청하라”고 지시했다. 장쩌민 같은 당 원로든 누구든 비리가 포착되면 예외가 없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상무위원을 지낸 당 원로급이나 최고 지도부는 사정의 예외였다. 그 관행을 깨자 권력은 시 주석에게 집중됐다. 18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를 거쳐 시 주석은 사실상 중국의 새 황제로 등극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60, 70대는 마오, 40, 50대는 작은 거인 덩, 40대 이하는 시진핑 팬이다. 눈앞에 다가온 중국 권력 이동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왕 서기의 거취다. 왕 서기는 권력 무대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시진핑 권력이 약화되진 않을 것이다.
최영훈 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