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16일 밤 12시로 6개월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검찰이 청구한 추가 구속영장을 어제 발부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최장 6개월간 구속 기간이 연장된다. 현재까지 확정된 증인신문 일정은 11월 초까지로, 1심 판결은 별다른 사정이 없으면 연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SK그룹과 롯데그룹에 각각 89억 원과 70억 원의 뇌물을 요구하거나 받아낸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혐의는 기존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기소 단계에서 추가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SK와 롯데 뇌물 사건의 경우 심리까지 사실상 마무리됐음에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불구속 상태에서의 재판은 오래 끌어도 별 제한이 없지만 구속한 이상 재판을 신속히 끝내야 한다. 구속 상태에서의 재판을 1심 6개월, 2, 3심 각각 4개월로 정해 놓은 것은 장기간의 구속으로 피의자의 방어권이 침해될 것을 우려해서다. 다만 이 규정은 구속 상태의 피의자가 고의적으로 재판을 지연하게 될 경우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법원은 외부에 내세운 ‘증거인멸의 우려’ 외에 박 전 대통령 측이 무더기 증인 신청과 재판 불출석 등으로 6개월 내에 끝내야 하는 재판을 지연시킨 책임도 있다고 보고 구속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구속 기간 연장을 둘러싼 불편한 논란을 잠재우는 길은 법원이 조속히 판결을 내리는 길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