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증언 이해 안된다는 제스처… 판사 “또 그러면 그냥 안 넘어가” 야단 맞은 우병우, 입 다물고 시선 고정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사법연수원 19기·사진) 공판에서 재판장인 이 부장판사(47·26기)는 우 전 수석이 재판에 임하는 태도가 불량하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날 재판에는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56)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신 부위원장은 2014년 4월 시행된 영화산업 분야 실태조사 이후 우 전 수석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 등을 제작한 CJ그룹에 불이익을 준 정황을 증언했다. 당시 공정위 사무처장이던 신 부위원장은 “우 전 민정수석이 ‘왜 CJ는 고발하지 않느냐’고 물어봐 ‘위반 사항이 가벼워 (고발보다 낮은 수준의 처벌인) 과징금 부과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우 전 수석에게서 ‘머리를 잘 쓰면 CJ를 엮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느냐”고 묻자 신 부위원장은 “그런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답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 부분은 분명히 경고한다”며 “몇 번은 참았는데 오전 재판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번만 더 그런 일이 있을 때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재판장의 분노에 법정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나이로는 세 살,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7기수 후배인 재판장에게 야단을 맞은 우 전 수석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됐다. 이 부장판사가 말을 마친 직후 우 전 수석은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후 책상 위에 놓인 서류에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굳게 다물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