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인사 11월말까지 마무리 전망
15일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먼저 임원 인사를 발표하면 곧이어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인사 발표를 하는 형태로 조율 중”이라며 “삼성전자 인사팀이 예년에 비해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긴 만큼 다른 계열사들도 빨라진 일정에 맞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인사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이후 계열사별 자율 경영을 시행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그룹을 통틀어 최고참 최고경영자(CEO)인 권 부회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삼성전자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도 큰 폭의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정기 인사를 내지 못한 탓에 사업부마다 인사 적체가 심각하다”며 “불필요한 고위급 인력으로 ‘옥상옥 구조’가 형성돼 부하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식년 휴가를 떠났던 김용관 부사장 등 옛 미래전략실의 핵심 멤버들이 현업으로 속속 복귀하면서 이들이 맡을 역할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들이 그룹의 인사, 전략을 맡아 일해 왔기 때문에 신규 조직이 만들어지든, 기존 자리에 가든 관계없이 과거 미래전략실이 하던 일부 기능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삼성그룹 전체가 아닌 삼성전자 내부 각 사업부를 조율하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회사를 떠났던 정현호 전 사장 등의 복귀 움직임까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지 6개월여 만에 적어도 삼성전자 내에서는 회사의 전반을 관장하는 컨트롤타워가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안팎에서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과거 미래전략실에 대한 회사 내부의 반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무엇이냐에 따라 조직 정비의 향방이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을 앞두고 석방 탄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퇴직 사장단 모임인 ‘성대회’는 재판부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