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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산영화제, 블랙리스트 올라 위축 가슴아파”

입력 | 2017-10-16 03:00:00

文대통령, 현직 첫 참석해 영화관람
“지원 최대한 늘리되 간섭 않겠다”




배우들과 함박웃음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여성 문제를 다룬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관람하기 전 배우 엄지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공효진 씨(왼쪽에서 두 번째) 등 출연진과 무대에 올라 관람객과의 대화에 나서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국고 지원금이 반 토막 나고 위축됐다. 앞으로는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들의 자율과 독립에 맡기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을 찾아 “세계 5대 영화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발전했는데, 근래에 와서 여러 가지 정치적인 영향 탓에 많이 위축돼 아주 가슴이 아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등 관계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부산영화제가 다시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더 권위 있는 국제영화제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정부가)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 문제로 몸살을 앓은 영화계의 정상화 노력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 벨’ 상영을 계기로 정치적 논란을 겪어왔다. 부산시는 ‘다이빙 벨’의 편향성을 문제 삼았고, 영화단체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파행을 겪은 것. 문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부산국제영화제 특별지원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여는 등 영화제의 독립성 보장을 촉구해왔다.

문 대통령은 영화 전공 대학생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도 ‘다이빙 벨’을 거론하며 “부산국제영화제가 좌파 영화제라며 부산시가 간섭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오찬을 위해 자장면을 주문하고, 배우 공효진 씨가 “모두 자장면으로 주시면…”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아니, 아니 자유롭게 시키죠. 나는 굴짬뽕”이라고 주문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식당에서 문 대통령을 알아 본 일부 시민은 사진을 찍으며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부산의 한 영화관에서 ‘미씽: 사라진 여자’를 이언희 감독, 배우 공효진 엄지원 씨 등과 함께 관람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영화를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영화의 전당’에서 국산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애니메이션 ‘보화각’을 체험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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