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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동아]심장질환과 발기부전은 형님-아우 사이

입력 | 2017-10-18 03:00:00


52세의 A씨가 내원했다. 체중이 거구로 숨찬 모습이다.

“무얼 도와드릴까요?”
“페니스가 아파요.”
“언제 가장 아픕니까?”
“가끔 아픈데 발기되면 더 아픈 것 같아요.”
“마지막 관계는 언제쯤이었나요?”
“아파서 자꾸 성관계를 피하게 돼요. 6개월도 넘었어요.”

기본 검사를 해보니 체중이 110kg으

최형기 성공비뇨기과원장 

로 비만이고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150/100mmHg로 높았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수치는 160mg/dL정도였다. 남성호르몬은 좀 부족한 상태로 나타났다. 발기초음파 검사에서는 해면체에 굳어진 혈관들이 여기저기 결절상태로 보였다. 동맥혈관들이 막혀서 피가 페니스로 충분히 들어가지 못하고 정맥으로 일부 새어나가고 있었다. 검사 결과를 보여주니 환자가 묻는다. “왜 그런가요?” “환자분은 우선 비만이 심합니다. 혈압이 높고 남성호르몬 부분 결핍증이 나타납니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해면체와 혈관에 죽상동맥경화증 증세도 보입니다. 협심증으로 심장에 통증이 오는 것과 같이 해면체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통증이 발생합니다. 동맥경화증 증세가 해면체 혈관에 제일 먼저 나타난 것 같습니다. 빨간 경고 등이 켜진 거예요. 이제부터라도 건강관리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환자는 남성 갱년기가 시작됐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대사증후군으로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내장비만으로 많은 문제 질환들이 시작된다.

성 의학 분야에는 ‘ED는 ED’란 말이 있다. 발기부전(erectile dysfuction)은 혈관내피세포장애(endothelial dysfuction)질환이라는 뜻이다. 즉 발기부전과 심혈관계 질환은 같은 형제지간으로 형님, 아우처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심장에서 피를 내뿜으면 대동맥이 늘어나는 탄력으로 압력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기전으로 혈관내벽에서 평활근육이완물질이 나와서 탄력성을 유지하게 된다. 평활근육을 이완시키는 NO-cGMP 경로가 발기부전이나 심혈관계의 많은 질환들에 똑같이 작용한다. 평활근육이완물질에 대한 임상실험 중에 발기가 잘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에 착안해 만든 약이 바로 ‘비아그라’다.

동맥이 딱딱해지고 내벽이 두꺼워지는 현상을 동맥경화증이라 한다.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이면 점점 지방과 노폐물 덩어리가 커져서 혈관 내벽이 좁아지고 혈전이 생긴다. 뇌혈관이 좁아지면 두통, 어지러움, 기억력 감소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음경 혈관이 좁아져 통증이 발생한다. 발기력은 약해진다. 점점 지속되면 굳어지고 휘어지는 ‘페이로니병’이 발생할 수 있다.

깨끗한 혈관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 혈압, 비만 혈당 수치 등을 잘 관리해야 한다. 혈관 두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 두께는 목의 경동맥 초음파로 보는데 일반적으로 0.7mm 이하면 정상범위고 내막두께가 1mm가 넘으면 혈관질환의 위험도가 높다고 한다. 가장 미세한 음경해면체 혈관들에 동맥경화증 증세가 제일 먼저 나타난다.

발기는 몸의 건강 상태를 가장 일찍 알려주는 좋은 지표다. 젊고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몸의 혈관 관리를 잘해 깨끗한 혈관 내벽을 잘 유지하는 것이 발기력을 유지하고 모든 성인병을 예방하는 장수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