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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세 보여주마”

입력 | 2017-10-18 03:00:00

19일 제주서 개막 CJ컵 앞두고… PGA 우승 최경주-배상문-김시우
“트로피 외국선수에 내줄 수 없다”
토머스-데이-스콧 등 슈퍼스타들 삼겹살 즐기며 바람 등 파악 분주




“이것이 세계 최강의 샷”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을 석권한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17일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열린 CJ컵 연습라운드 18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이날 토머스는 신인상 수상자 잰더 쇼펄리(미국) 등과 함께 코스 점검에 나섰다. KPGA 제공

한국 남자 골프의 ‘맏형’(최경주)과 ‘신예’(김시우)의 목표는 같았다. 안방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왕좌를 외국 선수에게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두 선수는 PGA투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는 공통점도 있다.

최경주(47·SK텔레콤)와 김시우(22·CJ대한통운)는 19일부터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PGA투어 CJ컵에 참가한다. 2004년 한국 골프장 가운데 최초로 세계 100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린 명문 코스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78명이 출전한 가운데 PGA 정규 투어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된다. 대회 시작 이틀 전인 17일에도 갤러리들이 골프장을 찾아 선수들의 명품 샷에 감탄을 연발했다. 박민호 씨(52)는 “PGA투어의 강자들이 제주도에 몰려온 것으로 아는데 한국 선수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바람도 팬과 같다.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차세대 주자로 우뚝 선 김시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인 스폰서(CJ그룹)가 주최하는 대회다.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8월 제대 후 출전한 2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한 배상문(31)은 “이번 대회는 컷 탈락이 없기 때문에 나흘 동안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재기를 다짐했다. 최경주는 CJ컵을 통해 후배들이 ‘신데렐라’로 거듭나기를 기원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꿈을 향해 도약하려는 후배들의 ‘브리지(다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세계 최강의 샷”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을 석권한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17일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열린 CJ컵 연습라운드 18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이날 토머스는 신인상 수상자 잰더 쇼펄리(미국) 등과 함께 코스 점검에 나섰다. KPGA 제공

최진호 등 PGA투어 비회원인 한국 선수들이 우승하면 PGA투어 시드권을 획득한다. 그 야망을 이루려면 PGA투어 강자들을 넘어야 한다. 우승 상금 166만 달러(약 19억 원)가 걸린 CJ컵에는 지난 시즌 PGA투어에서 우승을 맛본 선수 중 24명이 참가했다. ‘북핵 위기’ 등 암초가 있었지만 대회 주최 측의 노력 덕분에 ‘올해의 선수’ 수상자 저스틴 토머스(미국), 전 세계 1위 제이슨 데이(호주) 등의 스타들이 제주도를 찾았다. 그레임 맥다월(북아일랜드)은 “CJ 측에서 한국의 안보 상황 등에 대해 많은 자료를 제공했다. 걱정이 됐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지은 SBS골프 해설위원도 PGA투어 초청으로 골프장을 찾았다. 박 위원은 한국 선수들이 안방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도의 강풍과 산악형 코스 등은 외국 선수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만난 해외 선수들의 대회 준비 모습도 소개했다. 박 위원은 “데이는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삼겹살 먹기 등 한국 문화 체험에 푹 빠진 애덤 스콧(호주)은 바람을 걱정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박 위원에 따르면 일부 외국 선수는 그린과 바람 등을 파악하기 위해 연습 라운드에서 코스 사정에 밝은 하우스 캐디의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