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난기류
“적폐청산 예외없다” vs “文정부 새 적폐 쏟아져” 18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위쪽 사진 가운데)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적폐 수사는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의 신적폐 저지 특별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김광림 정책위의장(아래쪽 사진 오른쪽)은 코드 인사와 탈원전 정책을 언급하며 “무능한 정부의 새로운 적폐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뉴시스
○ 靑, “시스템에 의한 장기전” 준비하지만….
“적폐청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단기간에 끝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적폐청산이 청와대의 의도와 달리 일반 국민에겐 정치 보복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여권의 고민이다. 청와대의 이른바 ‘캐비닛 문건’ 정치에 대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최근 “권력을 잡은 쪽에서 문건을 발표하니 정쟁으로 발전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미 정치권은 ‘노무현·문재인 정권’ 대 ‘이명박·박근혜 정권’ 구도가 고착되면서 정치 투쟁의 블랙홀로 빨려들어 가는 형국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대북 문제, 경제와 일자리 창출 등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청와대가 적폐청산 구도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려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국정감사를 계기로 적폐청산을 일단락 지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언제까지 과거 정부 탓만 할 수 없고, 적폐청산이 장기화되면 국민의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국감을 통해 과거 정부의 문제점을 최대한 밝혀내고, 이를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고치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 “검찰에 칼자루만 쥐여주게 될 것”이란 우려도
검찰은 적폐청산을 다루는 수사팀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검사 8명을 수사팀에 추가 배치했다. 이에 따라 실제 수사팀 규모는 검사 40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권력형 비리나 대형 경제범죄를 수사할 때 25∼30명가량으로 운영됐던 것과 비교해도 매우 큰 규모다. 검찰은 수사팀의 규모가 커졌지만 ‘특별수사본부’라는 명칭은 쓰지 않기로 했다.
검찰 내에서는 전임 정권과 관련한 수사팀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검사는 “정권이 검찰을 적폐와 개혁대상으로 규정지어 놓은 뒤 (국정 핵심 과제인) 적폐청산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