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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대통령측 “현 상황서 재판출석 무의미”

입력 | 2017-10-19 03:00:00

박근혜 19일 재판에 불출석 전망… 재판부, 국선변호인 다수 지정할듯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이 변호인단 전원 사퇴 후 처음 열리는 19일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이 16일 공판에서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고 한 발언은 재판 불출석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는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법정 안팎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박 전 대통령이 (변호인 조력 없이) 홀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재판에 출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궐석(闕席)재판을 할지는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16일 공판에서 밝힌 대로 재판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담당 재판부가 변호인단에 사임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국선 변호인을 지정하더라도 변호인과 접견하지 않을 생각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 면회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 측 한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국정 농단 사건 관련자들의 선고를 앞두고 ‘옥중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사건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9일 재판에서 국선 변호인 지정과 향후 재판 일정에 대한 방침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규모를 감안한 재판부가 국선 변호인을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불출석으로 19, 20일 이틀에 걸쳐 예정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증인신문도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게 됐다. 박 전 대통령 없이 재판부가 안 전 수석 증인신문을 하려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관련된 부분만 별도로 다뤄야 한다.

최 씨 측은 19일 재판부에 박 전 대통령과 사건을 분리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68·사법연수원 4기)는 “(최 씨 사건은) 심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어서 (박 전 대통령과) 분리해 심리하면 금방 재판을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오혁 hyuk@donga.com·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