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서경대 총장실에서 최영철 총장이 실용학문에 특화된 글로벌 중심대학으로 가기 위한 ‘서경비전 2025’를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서경대는 새로운 70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미래지향적인 대학 교육체계를 정립하려고 한다. 다른 대학에 없는 콘텐츠나 플랫폼을 갖춘 유일한 대학이 돼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공대나 영국 런던예술대처럼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들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학령인구의 감소 등 대학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강의실부터 바꾸고 있다. 가르칠 때 학생들이 ‘무엇을 아느냐’가 아닌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집중해 달라고 교수들에게 주문했다. 지역사회를 거점으로 열린 캠퍼스를 구축하고 대학과 지역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대학은 인공지능과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 인간이 가져야 할 역량은 무엇인지, 과학기술의 발전에 앞선 교육은 무엇인지 해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강의-평가’라는 단순한 교육제도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학생을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길러내려면 ‘실패 교육’을 해야 한다. 수십 번, 수백 번 실패해야 새로운 콘텐츠와 기술, 플랫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오늘 배운 지식이 내일 쓸모없게 될 수도 있는데 실패를 용인하고 장려해야지 정답만 찾으라고 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일렬로 줄 세우기가 아니라 360도 둥근 원에서 누구나 선두주자가 되도록 하는 교육, 이것이 대학 교육의 핵심이 돼야 한다. 앞으로 인간의 ‘창의성’ 외에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므로 인간끼리 또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 능력이 중요하다. 앞으로 매일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사라진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사물인터넷 등 관련 학과를 신설해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할 책임이 있다.”
―서경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올해 교육부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최우수(A) 등급을 받았다.
“서경혁신원을 만들어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하고 교육성과를 분석, 평가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CREOS 졸업인증제 도입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바이오 △미래시티 △스마트물류 △로봇과 드론 등 비교과 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수강하도록 했다. 2015년 ‘CLC존(Counseling, Learning, Career Zone)을 개설해 학생들의 취업, 창업, 진로, 심리, 학습지원, 민원서비스를 한곳에서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런 성과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9월 수시모집 결과 서경대 입학 경쟁률이 22.02 대 1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9위를 기록했다. 지속적인 혁신의 결과가 서경대생 한 명, 한 명의 성공으로 열매 맺기를 바란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최영철 총장 약력 ::
1968∼1969년 미국 컬럼비아대 신문대학원 수료
1962∼1971년 동아일보 기자, 정치부장, 외신부장
1973∼1988년 9, 10, 11, 12대 국회의원
1985~ 1987년 국회부의장
1988∼1989년 체신부 장관
1989∼1990년 노동부 장관
1990∼1992년 대통령정치담당특별보좌역
1992∼1993년 부총리 겸 통일부 장관
1998∼2003년 대통령통일고문
2008년∼ 서경대 8, 9, 10, 11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