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국감서 ‘독과점’ 도마에… 2014년 대기업집단 지정 피하려 계열사 자료 허위 제출한 의혹도
자산 규모 5조 원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인터넷 검색서비스업체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집중 포격을 받았다. 강력한 시장 지배력에도 독과점 규제를 받지 않는 점과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 등이 도마에 올랐다.
네이버는 19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국감 시작과 동시에 집중 포화를 당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네이버로 인한 중소 사업자, 정보기술(IT) 사업자의 눈물이 있다. 네이버는 가격비교 사이트, 부동산 사이트 등을 대놓고 베꼈다”며 포문을 열었다. 또 정 의원은 광고료를 많이 줄 수 있는 업체에 교묘하게 이익을 줘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업체가 검색에서 불이익을 받아 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네이버가 시장 지배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네이버 광고와 관련해 소상공인 민원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네이버가 시장 지배적 지위자로서 지위 남용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네이버의 검색 정보와 광고 정보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조치가 모바일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여러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기 위해 계열사 자료를 허위 제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공정위는 올해 9월 처음으로 네이버를 공시대상 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를 총수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네이버가 준대기업집단에 지정되지 않았던 2014년과 2015년 관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전 의장이 국감 증인으로 불출석한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이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이 전 의장은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출장을 사유로 국감장에 나오지 않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실상 국감 회피용 해외 체류를 하는 것으로, 재벌이 아니라고 하지만 하는 행동은 재벌과 다를 바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건혁 gun@donga.com·김준일 기자